하반기 반도체 '회복설', 기대마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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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반도체 '회복설', 기대마저 사라졌다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7.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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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상저하고’ 기대 무색…일본發 쇼크, 하반기 ‘비상’
반도체 수출, 이달 20일까지 30%↓…10월 1일 ‘분수령’
반도체 산업이 하반기 회복할 것이란 연초의 기대는 사라지고 있다.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차세대 반도체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반도체 산업이 하반기 회복할 것이란 연초의 기대는 사라지고 있다.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차세대 반도체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올해 반도체 시장은 ‘상저하고(上底下高)’ 흐름 속에 하반기부터 안정화될 것이다” 연초 정부와 반도체, 금융권과 산업계 등의 공통된 시각이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흐름은 대체로 일치했다.

미중무역전쟁과 화웨이 쇼크 등으로 영향을 받았지만, 반도체 산업은 하반기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감은 충분했다. 하지만 하반기 예상치 못한 복병이 찾아왔다.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해 수출을 규제하면서 최대 위기 앞에 놓이게 됐다. 소재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하반기 기대감은 사라졌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0.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들어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사태로 인해 하반기 수출은 더욱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이 반도체 산업에 쓰이는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리면서 사실상 소재 수입이 길이 막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실상 비상경영 체재에 들어가면서 소재 수급을 위해 최고위층이 일본으로 건너가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일본이 정치적 이유를 들며 강경한 자세로 나오면서 진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사 모두 소재 국산화와 거래선 다변화 등 수급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진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반기 실적에도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은 1분기 4조1200억원, 2분기 3조원대 초반(추정)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7조7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하반기 소재 수급 사태가 이어지면 어려움이 가중 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1조366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4조3673억원 대비 69% 가량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2분기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우려되면서 실적이 반토막 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한 하반기 적자 전환될 수 있다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4일부터 일본이 사실상 수출길을 막으면서 허가 기간(90일)이 지난 10월1일까지도 공급이 안되면 소재 국산화가 이뤄져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대체 소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되면, 최악의 경우 반도체 생산 중단까지 갈수 있다. 이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며 “최악의 경우 소재 수급에 실패하면 생산라인이 멈출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시장 악화는 국가 경제에도 치명타다. 유진투자증권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0.6%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재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규제는 한국 핵심 산업의 공급망을 붕괴시키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며 “실제로 핵심 소재의 수량을 규제함에 따라 공급망 자체가 영향을 받아 한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일본의 3개 화학물질 수출 규제가 관련 품목의 생산과 수출에 각각 10% 차질을 빚을 경우를 전제하면 한국 GDP가 연간 0.6~0.9%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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