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자회사 매각에만 혈안…노-사 곳곳서 마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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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자회사 매각에만 혈안…노-사 곳곳서 마찰음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7.23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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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주요 매각 자회사 시민단체·노조와 충돌
이동걸, “노조, 소통 없는 비난과 과격한 행동 안타까움” 강경 태도 유지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KDB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과 대우조선해양 등 매각 자회사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곳곳에서 마찰음이 들리고 있다.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노동조합(노조)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자회사 가치 끌어올리기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업계 따르면 전날 아시아나항공 지키기 광주시민 대책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공적자금이 투입된 아시아나항공을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을 거듭 반대한다”며 “금융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를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의 자회사 매각과 관련한 잡음은 시민단체 뿐만이 아니다. 이미 매각 과정에서의 고용 보장을 두고 아시아나항공 노조측은 회사와 대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아시아나 노조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로 전환을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급휴직에 이어 지난달부터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조종사·정비사·승무원 직군은 안전 운항을 이유로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신 2000여 명의 일반직 아시아나항공 일반직 직원들이 희망퇴직 대상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자회사는 아시아나항공뿐만이 아니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9일 KDB산업은행의 기업구조조정 전문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통한 경영참여와 지분매각 방침에 대해 반발했다. 산은의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14일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유한회사가 소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93만1209주)를 장외 매수해 대우건설의 새 최대주주가 됐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앞서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라는 명목으로 구조조정을 예고”라면서 “벌써부터 구조조정을 예고한 KDB인베스트먼트에서 낙하산 경영진을 앉히려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현대중공업도 노조와 타협에 실패해 현장 실사마저 마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달 현대중공업 실사단은 현장에서는 노조의 반발로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 같은 날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출입문을 사수해 실사단의 현장 방문을 막았다. 대우조선 노조는 “산업은행이 매각 계획을 철회하기 전까지 실사단과 접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하기로 했다. 노조가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관련 임시 주주총회를 저지하기 위해 불법 집회를 감행하는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각 노조는 이번 M&A와 관련해 이미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임금협상 요구안으로 회사 매각철회를 포함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을 준비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이동걸 회장은 자회사 매각에 있어 물러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와 각 노조와 타협은커녕, 갈등은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앞서 대우조선해양노조가 현대중공업과의 합작을 통한 민영화에 반대했을 때도 기자 간담회를 통해 “노조의 소통 없는 비난과 과격한 행동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과격한 투쟁과 파업으로는 일자리를 지킬 수 없다”고도 강도 높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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