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잇따른 M&A실패에 구조조정 동력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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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잇따른 M&A실패에 구조조정 동력 상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7.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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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우건설 매각 참패…올해 추진의지에도 시민단체·노조와 충돌
주요 자회사 실적부진 전망…“대내외 악제에 제 값 받을 수 있을지 의문”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산업은행이 지난해 대우건설 매각에 실패한 데 이어 올해 아시아나항공과 KDB생명 등 매각으로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매각하려는 주요 자회사의 실적이 좋지 않은데다가 시민단체와 노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오는 25~26일께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현재 인수전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는 애경그룹과 유력한 후보군으로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화그룹 역시 인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 매각가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산해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 항공이 제대로 된 매각가를 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95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093억원의 손실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인수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현재 자체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시민단체와 노조의 불만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전날 아시아나항공 지키기 광주시민 대책위원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아시아나항공을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을 거듭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그동안 재벌 대기업이 공적자금(국민 세금)이 투입된 기업들을 손쉽게 인수·합병한 것이 우리 경제를 망치는 주된 원인 중의 하나였다”며 “국민 세금을 재벌 대기업에 몰아주겠다는 것은 촛불 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에도 역행한다”고 말했다.

매각 난항은 KDB생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동걸 회장은 자회사 KDB생명보험의 매각 성공보수로 사장과 수석부사장에 최대 45억원을 주기로 했다. 인센티브를 걸고 서라도 매각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에서도 노조와 갈등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넘기기기 위해 한국조선해양의 보통주 지분 약 7.9%와 전환상환 우선주 911만8231주를 받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을 야기했단 이유에서다. 일부에서는 산업은행이 ‘밀실 매각’, ‘졸속 매각’을 자행했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산은이 호반건설에 매각하려다 실패한 대우건설 매각도 M&A시험 무대가 될 전망이다. 대우건설도 매각 규모가 1조원 이상으로 크고 수차례에 걸친 인수자 찾기에 난항을 겪어왔다는 점 등에서 기업의 체질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를 거치는 등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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