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늘길 넓히다 된서리 맞은 LCC, 노선 조정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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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하늘길 넓히다 된서리 맞은 LCC, 노선 조정 나선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7.22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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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운항편수 전년比 8% 늘었지만 여객수는 4% 증가에 그쳐
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 9월부터 일본 노선 감축 운항
경제 보복 여파로 여행 불매 움직임 확산…추가 노선 조정 불가피
(왼쪽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항공기. 사진=각 사 제공
(왼쪽 시계방향으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항공기.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그동안 경쟁적으로 일본 하늘길을 넓혀오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노선 조정에 돌입했다. 공급 과잉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특히 경제보복 여파로 일본 여행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성수기가 끝나는 오는 8월 말 이후부터 일본 노선을 대폭 줄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26일까지 부산~삿포로, 부산~오사카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에어부산도 대구~오사카 노선을 매일 2편에서 매일 1편으로 감축 운항하고, 대구~도쿄 노선은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무안~오이타, 부산~오이타 등 2개 노선의 운휴를 결정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서울 등 타 LCC들도 여름 성수기가 끝나는 8월 말 이후부터 일본 노선 재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LCC들이 일본 노선 감축에 나선 이유는 공급과잉에 따라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그동안 LCC들은 일본 노선을 경쟁적으로 늘려왔다. 짧은 비행 거리에 관광지가 잘 갖춰져 있는데다 취항도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덕분에 일본은 LCC 효자 노선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LCC 6개사의 전체 여객 매출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31%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환율 상승(원화 약세) 영향으로 일본 노선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6월 일본 노선 항공여객은 전년 대비 3.94% 증가한 반면, 운항편수의 증가율은 7.68%에 달했다. 공급이 크게 늘었지만 수요 증가가 이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여기에 최근 경제 보복 여파로 일본여행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노선 감축 및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성수기 시즌이라 일본 항공권의 예약 취소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8월말 이후 일본 여행객의 감소가 현실화 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 각 업체별로 노선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LCC업계 관계자 역시 “공급과잉과 경제 보복이 겹치면서 9월부터 일본 노선의 탑승객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면서 “슬롯 문제로 당장은 노선 조정이 쉽지 않겠지만, 9월부터 탑승객이 줄면 업체별로 노선 재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CC들은 일본 노선 대신 지난 5월 운수권을 받은 중국 노선을 신규 취항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이미 이달 12일부터 인천~상하이 노선을 신규 취항해 운항을 시작했다. 제주항공도 3분기를 목표로 중국 노선의 신규 취항을 준비 중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행 여행 피로도가 확대됐을 뿐 아니라 최근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수출규제로 일본행 여행수요가 추가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제주항공은 기존에 계획하던 하반기 일본 신규취항을 무효화하는 대신, 8월부터 중국 노선을 취항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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