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日 중재 대신 호르무즈 파병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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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韓日 중재 대신 호르무즈 파병 요청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7.2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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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한일 갈등이 악화되는 가운데 미국은 당장 적극적 중재에 나설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신 한일 양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존 볼턴 NSC 보좌관이 일본과 한국으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먼저 일본을 찾은 뒤 23~24일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순방은 한국과 일본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하는 게 목적이지만 한일 간 강제징용 갈등도 현안이 될 전망이다. 파병과 관련,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지난주 설명회를 열어 한국을 포함한 관련국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보호계획을 설명했다. 파병 요청을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한일 간 적극적 중재에 나서도록 볼턴 보좌관을 설득한다는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보좌관의 순방에 앞서 지난 19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한일 간 중재를 요청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아베 신조 총리의 요청이 있어야만 관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50주년 기념행사 도중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문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내가 북한 문제에 관여해 당신을 도와주고 있고 다른 많은 것들에 관여하고 있다. 내가 얼마나 더 많은 것에 관여해야 하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일 두 나라가 내게 그것을 바란다면 일본과 한국에 관여하는 것은 ‘풀타임 직업’과 다름없다”고 했다. 남북 문제에 이어 한일 간 문제까지 관여한다면 다른 일을 하기 힘들 정도로 부담이 된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문 대통령을 좋아하고 또 아베 총리는 (나에게) 매우 특별한 사람이다.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거기 있을 것”이라면서도 “바라건대 그들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일 간 해결 노력이 우선이며 우리 측 요구만으로는 중재에 나설 수 없다는 의미라 사실상 당장 한일 간 중재에 나설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으로 평가된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문 대통령의 요청이 지난달 3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한일 간 갈등이 악화일로를 달리는 가운데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침묵을 지켜온 셈이다. 그동안 미국은 한일 갈등은 양자 간에 해결해야 한며 이를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역할이라는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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