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예상 깬 금리인하…벼랑 끝에선 韓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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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예상 깬 금리인하…벼랑 끝에선 韓 경제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07.2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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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전격 인하했다. 지난해 11월 1.75%로 인상한 지 8개월만의 일이다. 일러야 다음 달 쯤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깬 조치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2%로 0.3%포인트 낮췄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4월 경제전망 이후 우리 경제를 둘러싼 경제여건의 변화를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2%, 소비자물가상승은 0.7%로 전망한다"면서 "일본 규제의 영향도 일부분 반영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와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금통위가 시장의 예상보다 한발 앞서 경기부양에 나섰음을 의미한다.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뜻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와 다름 없다. 당초 기대와는 달리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고, 오히려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우리 경제의 각종 지표는 온통 빨간불이 켜져 있다.

1분기 성장률은 -0.4%로 역성장 했다.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치다. 경상수지 역시 2012년 이후 7년만에 적자다. 설비투자도 전 분기 대비 -9.1%로 역시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라는 수출도 6개월 연속 감소세다.

한동안 경제지표 개선을 자신했던 정부도 뒤늦게 저성장 국면을 자인할 정도다.

특히 일본과의 무역갈등이 가져올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는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다. 대외 여건이 변하면 크게 위축된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일본 변수까지 더해지면 설상가상의 형국을 맞을 수 있다. 일각에선 경제성장률을 또 내려 2% 밑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예측이 나온다. 가장 낮게 전망한 기관은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8%로 내리기도 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경제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대내외적 여건은 부정적 요인만 가득하다.

G20회의를 계기로 진정국면을 보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이에 따른 중국 경제의 지속인 하락세는 우리의 수출 여건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반도체 수출이 급락하는 시점에서 시작된 일본의 수출 규제도 4분기부터 가시화 될 것으로 보여, 당장의 피해 규모도 작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부실 위험과 부동산 거품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경계도 늦춰서는 안 될 대목이다.

특히 통화정책 외에도 재정정책 등 추가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경기 부양과 경제 회생이 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수개월째 국회에서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안 역시 더이상 방치되선 안된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는 더욱 속도감 있는 중기적 경제 혁신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정치권 역시 우리 경제가 처한 작금의 현실이 특정 이념에 의거해 옳고 그름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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