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대체거래소 설립…거래소 63년 독점구조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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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대체거래소 설립…거래소 63년 독점구조 깨지나
  • 홍석경 기자
  • 승인 2019.07.18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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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6개社 주식중개 대체 논의
“거래소 모든 역할 대체 어려워…선택권 주어져 투자자에 유리”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증권업계가 신규 대체거래소를 설립을 추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시장 개장 63년 만에 한국거래소의 독점 구조가 깨질지 주목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현재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투자은행(IB) 5개사와 키움증권은 금융투자협회에서 대체 거래소 설립을 논의 중이다.

대체 거래소 설립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논의가 됐었지만 증권사들의 자본여력 등을 감안했을 때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많아 최근 논의가 재개됐다. 업계가 대체거래소 설립에 나선 것은 시장 경쟁을 촉진 시키기 위해서다.

국내 자본시장법을 살펴보면 ‘최선집행의무’라는 규정이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거래소가 주식을 중개를 할 고객에 가장 유리한 가격으로 거래를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거래소가 하나 밖에 없다 보니, 투자자가 주식거래를 할 때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채널도 아예 없었다.

현재 국내 주식을 포함해 자본시장 내 모든 거래는 한국거래소를 통해야 한다. 한국거래소가 사실상 자본시장내 독점사업자인 셈이다. 우리보다 앞선 자본주의를 실시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거래소가 85개나 된다. 유럽은 153개 수준이며 우리나라와 주식시장 규모가 비슷한 호주·캐나다에도 대체거래소가 있다. 특히 미국은 2016년 기준 전체 주식 거래대금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 비중이 24.7%로 가장 많으며 대체거래소인 BATS가 20.5%로 2위다. 17.1%인 나스닥보다도 많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긍정적 측면이 많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의 주식이 현재 4만6000원인데, 대체거래소를 통하면 4만원 정도에 매수하는 방식이다. 중개 수수료 비교가 가능해져 유리한 쪽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다만 대체거래소가 출범하게 되더라도 현재 한국거래소의 모든 역할을 대체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공식 출범하게 되더라도 단순 주식이나,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거래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시장에 기업을 유치시키거나 주식을 새로 상장시키는 업무는 여전히 거래소에서 주도하에 이뤄지게 된다.

거래소와 제대로 된 경쟁이 가능할 지도 미지수다. 거래소를 설립하게 되면 최소 자본요건인 500억원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데 현재 거래소의 자본금은 2조3000억원이나 된다. 증권사 자본규모가 아무리 커졌다고는 하지만, 출자 부담을 안고 거래소 설립에 적극 나설지도 불확실 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거래소 설립 일정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오진 않았다. 지금은 어떤 방식으로 설립할지 논의 하는 걸음마 단계”라면서 “아직까지는 해결해야 난제도 산적해 있다. 여러 증권사가 참여하다 보니 수익이나, 참여사 간 지분 관계도 풀어야 하고, 시장 관심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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