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충돌] 일본 추가 보복 ‘초읽기’…산업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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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충돌] 일본 추가 보복 ‘초읽기’…산업계 ‘초긴장’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7.18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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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이후, 2차 보복 가능성…반도체·배터리·IT·車 등 소재 타킷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 ‘치킨게임’…‘소재 국산화’ 등 자구 노력
일본이 18일 이후 2차 무역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전자, 배터리,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소재가 타킷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일본이 18일 이후 2차 무역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전자, 배터리,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소재가 타킷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일본의 추가 보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포토 리지스트(PR),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HF),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등 3종에 대해 한국으로의 수출을 규제한 데 이어 추가 보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의 보복조치로 비상사태에 들어간 국내 산업계는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8일 일본 정부에 따르면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부 부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측으로부터 ‘중재에 응하지 않는다’는 회답이 없었다면서 “한국 정부는 협정상 정해진 시한인 오늘밤 12시까지 중재에 응할 의무를 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중재위 구성 요구를 끝내 거부할 경우, 어떤 대응을 할지에 대해서는 “가정의 질문에는 답변을 삼가겠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상 이날 밤 이후 추가 보복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일본은 지난달 18일 제3국에 의뢰하는 방식의 중재위 구성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동안 중재위 설치 요구에 대해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또한 청와대 역시 지난 16일 중재위 구성 제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일본이 내달 중순 한국에 대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2차 보복’까지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산업계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일본의 2차 무역 보복으로 반도체, 전자, 배터리,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소재가 타킷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대일의존도가 높은 웨이퍼와 블랭크 마스크 등이 보복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고, 전기차 배터리 등도 대일의존도가 상당한 분야다. 이에 따라 삼성SDI, LG화학 등도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전체 산업계로 파장이 확산되는 분위기다”며 “현실적으로 일본산을 안 쓸수 없는 상황에서 일본의 잇단 수출 보복 조치가 국내 산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자칫 양국의 관계가 치킨게임으로 흘러갈 수 있다”며 “이는 산업적 경쟁 관계에 놓인 중국만 이득을 볼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한 일본이 내달 중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1100여개 품목이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개별적인 수출 허가 대상에 놓이게 되면 일본의 의도에 따라 상시적인 규제 대상에 놓일 수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일본의 경제보복과 한일관계’ 포럼에서 “한국 산업을 견제할 뿐 아니라 한국 산업의 생태계를 흔들 수 있는 상시적 ‘통상무기’를 이번 기회에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 앞으로 다양한 수출 품목을 언제든 심사할 수 있도록 해 놓고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수출을 금지시킬 수 있게 된다”며“ 언제든지 한국을 칠 수 있는 통상무기를 장착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일본의 추가 보복 우려에 대해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 미칠 영향에 대해 분석 작업을 진행해 대응하고 있다”며 “1차적으로 다음주 중에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개 품목 외에 더 추가적인 조치가 진행되지 않게 하는 데 협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 어떤 품목이 얼마 만큼 우리 경제에 영향이 있고 기업이 관련됐는지에 대해 정부도 밀접한 품목들을 뽑아내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보복 조치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소재 국산화’와 ‘거래선 다변화’ 등을 통해 난관 극복을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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