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소재 가격급등] 조선 vs 철강업계, 하반기 후판가격 놓고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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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소재 가격급등] 조선 vs 철강업계, 하반기 후판가격 놓고 ‘줄다리기’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7.18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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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철강업계, 두께 6㎜ 이상 철판인 후판가격 협상 시작
상반기 가격 동결로 하반기 인상 유력…인상 폭에 따라 업계 희비 교차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중인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중인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올해 하반기 후판가격을 놓고 양보 없는 줄다리에 돌입했다. 상반기 후반가격을 동결한 만큼, 하반기 가격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인상 폭에 따라 업계 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최근 철강업계와 하반기 후판가격을 놓고 협상을 시작했다.

후판은 선박 건조에 쓰이는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판재류를 말한다. 선박 건조비용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를 차지하는 만큼 후판 가격이 오를수록 조선업계의 원가상승 부담은 가중된다.

올해 조선 3사의 예상 후판 소요량은 510만톤 내외로 알려졌다. 톤당 5만원이 추가로 인상되면 조선업계가 2550억원에 달하는 원가 부담을 져야 한다. 선박의 수주에서 건조까지 1년 이상의 시차가 발생해 신조 계약 이후,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가격 상승분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상반기 한차례 가격을 동결한데다 최근 철강석의 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하반기 60~70달러 선을 유지했던 철광석 가격은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달 초 중국과 호주산 철광석(62% 분광 기준) 가격은 1톤당 118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7월 초(62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본 철강업체들은 하반기 톤당 5000엔 인상을 발표했고, 미국 철강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하반기 후판가격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후판가격이 동결됐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가격이 인상 될 가능성이 크지만, 가격인상이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업체별로 장기간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상반기 후판가격 동결로 인한 2분기 실적 전망은 엇갈린다.

조선업계는 상반기 후판가격 동결 덕분에 2분기 실적 전망이 밝은 편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7~8% 후판가격 상승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뒀다”며 “덜 인상된 폭 만큼 원가(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철강업계는 2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국 철강가의 약세, 분반기 계약, 국내 수요부진으로 원가상승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실적 부진이 된다”면서 “상반기에 가격 인상을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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