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소재 가격급등] 포스코 등 철강업계, 하반기 수익확보 ‘비상등’ 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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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소재 가격급등] 포스코 등 철강업계, 하반기 수익확보 ‘비상등’ 켜져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7.18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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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유연탄 등 가격 전년 대비 2배 급등, 하반기 가격인상 필요한 시점
철강업계 상반기 실적 양호, 원료가격 3개월 뒤 반영…하반기 갈수록 압박
자동차·가전·조선 등 후방산업 가격인상 녹록치 않아…협상 장기화 전망
포스코 포스맥 제품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에서 출하 대기 중인 제품의 최종 검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철광석 등 원료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품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하반기 수익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광석, 유연탄 등 원료 가격은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반면, 각 산업별 가격인상 반영 속도는 더딘 속도로 진행 중이다.

철광석 가격은 1년 전 t당 60달러선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현재 118달러에 이를 만큼 가격이 치솟았다. 반면 자동차, 조선, 가전 산업 등 제품가격 인상은 제대로 반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2년 동안 가격이 동결돼 철강업계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로 인해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리기 힘든 구조라는 점이다.

최근 현대자동차와의 자동차강판 가격협상의 주도권은 포스코에서 현대제철로 넘어갔다. 현대제철에서 연간 400만t의 자동차강판을 공급하는 만큼, 양이 크게 줄어든 포스코가 가격협상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산업이 호황이었을 때는 현대제철도 일정한 영업이익 스프레드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2016년 이후 현대차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차 강판 가격이 계속 동결에 그쳐 수익이 크게 줄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역시 판매실적 감소와 적자 문제를 안고 있어 포스코가 가격인상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가전 부문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흑자를 내고 있지만, 자동차 부문의 가격동결 등 타 산업군과 형평성을 따지면서 가격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는 올해 2분기 가격 원복을 조건으로 1분기 공급가격을 t당 3만원 인하했다. 그러나 5월 t당 1만원, 7월 추가 1만원 인상에 그쳤고, 8월 이후 가격은 협상을 통해 재산정키로 했다.

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은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인상을 요청하고 있지만, 가전업계는 오히려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경우 열연강판 가격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중국과 일본에서 값싼 제품이 수입되면서 가격인상에 대한 명분이 없어졌다. 지난해까지 중국은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 일본은 도쿄올림픽 수요로 내수판매에 집중하면서 수출이 줄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자국내 내수가 줄며 특히 한국으로의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내수에 집중해 온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가격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의 상반기 실적은 양호한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8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이 예상되고, 동국제강 역시 봉형강 부문을 바탕으로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산업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철강업계 전반적으로 준수한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철광석 등 원료가격이 3개월 뒤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3분기에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쿼터 물량도 동나는 시기여서 하반기 수요업체와의 가격협상이 한 해 농사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철강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가격을 못 올리면 다운스트림에 있는 다른 업체들도 모두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며 “후방 산업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기초 소재를 생산하는 철강업체도 실적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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