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지금 웅크렸지만 곧 다시 오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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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지금 웅크렸지만 곧 다시 오르겠지요”
  • 최은서 기자
  • 승인 2019.07.1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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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여파, 은마·잠실주공5 등 재건축 매수 문의 ‘뚝’
“조정 거치겠지만 가지고 있으면 돈 된다” 인식 여전
금리인하로 재건축 등 투자용 부동산 수요 증가 예상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최근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부활 가능성이 커지면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관망세로 선회한 모습이다.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검토하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집값 조정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당장의 규제로 재건축 아파트 값이 빠질 수는 있어도 중장기적으로는 더 오를 것이란 시각이 짙다. 더욱이 기준금리가 인하되며 정부 규제 의지와 엇박자를 내고 있어 재건축 단지 선호도가 약해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오르며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는 분양가 심사 강화와 분양가 상한제 등 추가 규제 가능성으로 주요 재건축 단지가 관망세로 돌아서고 매수문의가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강남구(0.04%)와 서초구(0.02%) 등은 주요 재건축 단지의 매수세가 감소하며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실제 최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대장주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의 매수세가 뚝 끊겼다.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매수세가 붙으면서 은마 아파트값이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최근 정부가 재건축 규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내면서 매수세가 크게 줄었다”며 “아직 정책 적용 시기 등이 불명확해 일단 지켜보자는 시각이 짙어 호가는 조정되지 않고 있는데 매도호가와 매수호가 간 갭이 커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은마’ 근처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두고 언제 어떻게 적용할지 말하기 어렵다고 하는 등 화두만 던지고 구체적 액션은 취하지 않고 있어 정책 추진 가능성에 불신을 표하는 사람도 많다”며 “현재 매수세가 꺾이긴 했지만 결국 재건축은 시간과의 싸움이고, 가지고 있으면 돈이 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는 매수자들의 문의가 끊기며 호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잠실동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용면적 76.5㎡가 6층 기준으로 19억9000만원까지 거래가 됐는데 분양가 상한제가 언급되면서 저층이지만 급매로 나온 19억원 매물도 거래가 안되는 상황이어서 18억원대까지 조정받을 것 같다”면서도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까지 현실화하면 몇년간은 재건축 단지들이 충격을 받더라도 서울 아파트 공급이 완전히 줄어들게 돼 결국은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인식이 우세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초구 반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도 관망세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반포동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반포주공1·2·4주구는 매수세가 뜸해 호가 조정이 이뤄지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진 물음표고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오르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 이야기가 나오면서 정권이 바뀌면 분양에 나서겠다는 기류까지 감지되는데, 이 단지 보유자들은 재력가들이 많아 일정을 미룰 가능성도 큰 것 같다”며 “만일 분양가 상한제 도입시 적용시점이 변경되면 소급입법에 따른 재산권 박탈을 금지하는 헌법 조문을 근거로 헌법소원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0%로 0.25%포인트 하향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 약 3년 만에 전격 인하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인하는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부동산시장 활성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재개발이나 레버리지(leverage)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에 더 많은 영향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낮은 이자비용과 유동성이 승수효과를 일으키며 부동산 가격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함 랩장은 “서울 강남권 및 한강변 등 공급의 희소성이 야기될만한 곳 등은 가격 안정이 쉽지 않을 전망으로, 경기위축과 이미 높은 가격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으로 거래량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겠으나 높은 호가가 유지되는 고원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분양가 상한제가 확대되더라도 민간 신규 분양시장이나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선호현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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