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당 사실상 분당...'대안정치' 출범 제3지대 신당창당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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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당 사실상 분당...'대안정치' 출범 제3지대 신당창당 추진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7.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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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박지원·유성엽 등 반당권파 10명 '신당창당' 공식화
9월 정기국회 신당 출범 목표...총선 전까지 외연확장 시도
바른미래 호남계 등 합류 노려...'호남신당' 통한 생존 전략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출범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제3지대 정당 창당 준비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출범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집안싸움을 계속해온 민주평화당이 17일 사실상 분당 수순에 들어섰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반당권파' 의원 10명이 이날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이하 '대안정치')를 결성했다. 정동영 대표는 "의원 불출마라도 선언해야 기득권을 내려놓는 게 말이 될 것"이라며 대안정치를 겨냥했다.

유성엽 평화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심야 의원총회에 대해 "다수가 희망했던 것은 '정 대표가 (직을) 내려놓고 제3지대 신당으로 원활히 나가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자'는 것이었고 정 대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3지대 신당과 비대위 체제에 동의하는 의원들이 별도로 만나 대안정치를 발족하자고 합의한 것"이라며 "(대안정치가) 일단 10명의 의원들로 구성되지만, 앞으로 대안 세력을 더 묶어 가면서 제3지대 신당을 향해 걸어나가겠다"고 했다. 대안 정치에 참여한 의원은  천정배·박지원·유성엽·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이다. 이 모임에 참여하지 않은 평화당 의원은 정동영·조배숙·황주홍·김경진·김광수·박주현 의원 등 6명이다.

정치권에선 평화당의 이번 대안정치 발족이 사실상 분당 준비에 돌입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유 원내대표는 "(일부 의원의) 탈당보다는 평화당 전체가 움직이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어 (집단 탈당을) 일단 보류했다"며 "새로운 신당으로 가기 위한 전환으로, 분당이라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 원내대표는 "가급적 신당이 9월 말에 출범했으면 한다"며 "정기국회가 끝난 올해 12월과 내년 1월 2단계 변화를 하고, 총선에 임박해 3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 원내대표는 "변화와 희망을 만들어내기 위해 모든 의원들이 기득권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 특히 재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더욱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 정치세력 태동에 헌신해야 한다고 결의·다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불출마설에는 선을 그었다. 유 원내대표는 "출마·불출마 문제는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며 "(기득권을 놓는다는 의미는) 제3지대 신당으로 가는 길에 중진 의원들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병풍 역할을 해서 밀알, 썩어서 나중에 싹을 틔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다짐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점에서 유 원내대표는 본인을 대안정치연대 '태스크포스팀' 대표라고 강조하며 신당에선 뒤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대표는 대안정치 발족에 대해 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지원 의원을 저격했다. 정 대표는 "한 가지 유감은 한 원로정치인의 역할이다. 당의 단합을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뒤에서 들쑤시고 분열을 선동하는 그분의 행태는 당을 위해서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지난 1년 동안 그 원로정치인은 정동영 대표를 대표로 인정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기득권을 내려놓자면 입으로만 외치는 기득권 포기가 아니라 의원 불출마를 감당할 각오를 가지고 새 정치를 얘기해야 맞다"고 했다.

대안정치가 구상하고 있는 제3지대에는 이번 대안정치에 참여한 평화당 의원들을 포함해 바른미래당 내 일부 호남 의원들도 함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내부 균열이 본격 시작되며 정계 개편이 다가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박지원 의원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비공개 만남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은 "내가 평화당과 세력을 합해 제3지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고, 손 대표도 '동의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가 강력하게 반발, 바른미래당은 분당을 방불케하는 내홍 사태에 빠져들었다. 그 와중에 박 의원은 손 대표를 향해 "바른미래당은 물과 기름이 섞인 상황이기 때문에 손 대표가 깨끗하게 합의 이혼하고 결단해 나오면 우리와 좋은 길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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