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역보복]일본, 추가 보복 가능성 고조…삼성전자·SK하이닉스, 국산화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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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무역보복]일본, 추가 보복 가능성 고조…삼성전자·SK하이닉스, 국산화로 승부수
  • 황병준 기자
  • 승인 2019.07.17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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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불화수소 테스트 진행중…대체 수입선 확보 총력
소재·부품 탈(脫) 일본화 가속도…日, 백색국가 제외 공식화
일본 정부는 지난 4일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 3개 소재인 에칭가스·리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수출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18일 2차 추가 보복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라인 전경(왼쪽)과 SK하이닉스 M15 전경. 사진=각사 제공
일본 정부는 지난 4일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 3개 소재인 에칭가스·리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수출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18일 2차 추가 보복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라인 전경(왼쪽)과 SK하이닉스 M15 전경. 사진=각사 제공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일본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제3국 중재위 구성’을 통해 논의하자고 제안한 답변시한인 18일이 다가오면서 양국의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일본이 이날을 기점으로 향후 참의원 선거를 전후해 추가 수출 보복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에칭가스 등 기존 3개 품목에 더해 일본산 점유율이 높은 첨단 소재 등에서 추가 보복이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 측도 이런 보복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의 도발에 맞서 ‘소재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17일 반도체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이 수출 통제에 나선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에 대해 국산화는 물론 중국 등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산 불화수소의 대체품을 찾기 위한 테스트에 들어갔다. 아직 실험실 단계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향후 실제 양산에 투입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기술 격차가 존재하는 만큼 당장 공정에 투입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일본의 규제 이전부터 불화수소에 대해 적은 양이지만 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규제 이후)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거나, 차질이 불가피할 경우 국산 제품에 대한 비중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증권보 인터넷판은 지난 16일 산동성에 위치한 화학사 빈화그룹이 한국의 일부 반도체 회사로부터 전자제품 제조급 에칭가스 주문을 받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빈화그룹은 한국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여러 차례 테스트와 일부 실험을 진행하고 나서 정식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 신문 역시 삼성전자가 일본 업체가 아닌 제3의 기업에서 제조한 에칭가스의 품질 성능시험에 들어갔고 회사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 대만 또는 한국업체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불화수소 국산화를 위해 현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그동안 꾸준하게 국산 소재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 일본 사태로 인해, 국산화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K는 일본 원자재 수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대외협력총괄 김동섭 사장이 16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주요 협력사 경영진을 만나 원자재 수급방안에 대한 논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러시아측과도 외교라인을 통해 우리측에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불화수소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기업에 샘플이나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상황이고, 테스트 기간만 3~6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현실적인 대안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소재 국산화와 수급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일본 정부도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한국 기업들이 소재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탈(脫) 일본화’를 가져 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일본은 한국에 반도체 소재 부품 등을 수출하면서 이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과의 소재부품 산업에서 최근 5년간 90조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재 국산화가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사태에 국내 기업이 적지 않은 피해를 보겠지만, 향후 반도체 등 산업에서 소재 국산화 등이 추진되면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이 다음달 한국에 대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를 기정 사실화하면서 최대 1100여개 전략물자 품목을 무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일정 기간 소재 수급이 가로막혀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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