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韓·日 갈등 돌파할 ‘대책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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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韓·日 갈등 돌파할 ‘대책 카드’ 꺼내나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7.16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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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가교 역할 질문에, 신동빈 ‘묵묵부답’
16일 첫 VCM, 日 불매운동 화두로 오를 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롯데그룹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열기 위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들어오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답변을 하지 않겠다는 손짓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6일 오전 롯데그룹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열기 위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들어오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답변을 하지 않겠다는 손짓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한일 무역 전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국내 반일(反日) 분위기에 대해 말을 아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일본 정부와의 가교 역할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신 회장은 1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리는 하반기 회의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사장단 회의)’ 주재에 앞서 아침 8시 50분께 시그니엘로 올라가는 입구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 출장 성과 △일본과의 가교 역할 방안 △일본 제품 불매 운동과 관련한 롯데의 영향 등의 질문에 "예예"라며 짧게 대답한 후 빠른 걸음으로 집무실로 향했다.

이날 첫 VCM는 식품사업 13개 계열사가 참석, 오전 9시30분부터 회의가 시작됐다. 각 사별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참석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주요 이슈 및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6일 일본 출장길에 올라 VCM 전날인 15일에 귀국했다. 출장 기간 동안 노무라증권·미즈호은행·스미토모은행 등 롯데와 거래하는 주요 금융권 고위 관계자와 만나 현 상황을 의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일 분위기가 커져가는 현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을 받아왔다.

롯데는 지배구조상 일본과 떼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롯데의 경우 일본과 합작사가 많고, 지분구조가 얽혀있는 계열사가 많아 타격이 불가피하다. 양국 갈등이 장기화되면 롯데를 통합 경영하고 있는 신 회장의 입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 일본 현지의 기류를 공유하고 대응책을 논의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불매운동으로 롯데그룹의 시가총액이 2주 만에 1조원 가량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마트·편의점·하이마트·식품·주류 등 주요 유통부문 실적도 모두 나빠졌고, 롯데홈쇼핑은 최근 정부로부터 6개월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또 유니클로 불매운동 역시 대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니클로의 경우 일본의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51%와 49% 투자해 설립됐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확대되거나 장기화되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가 현재보다 더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유니클로 외에도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비롯해 롯데캐논 등 일본 합작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무인양품은 롯데상사가 40%,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일제 불매운동 영향을 롯데그룹 전체에 간접적으로 받고 있는 만큼 신 회장은 이번 사장단 회의를 통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별로 보면 식품 BU는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에 대한 대책 마련이 이번 회의의 화두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날 신 회장은 일본과의 외교 분쟁 및 수출 규제에 대한 입장과 일본에서의 사업적 성과를 식품 계열사 사장단과 공유할 예정”이라며 “오후 6시까지 회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날 식품BU를 시작으로 유통BU·화학BU·호텔BU 순으로 사장단 회의를 5일에 걸쳐 진행하고, 20일 우수 실천사례를 신 회장에게 보고한다. 회의에는 각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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