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법 개편에 日불매운동까지… 요동치는 맥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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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법 개편에 日불매운동까지… 요동치는 맥주시장
  • 신승엽 기자
  • 승인 2019.07.16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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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보복 여파, 판매중단 운동 이어져…토종기업 반사이익 전망 확산
지난 12일 서울 하나로마트 창동점 주류 매대에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물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서울 하나로마트 창동점 주류 매대에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물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지난달 주세법 개편이 예고됨에 따라 요동친 국내 맥주시장이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다시 한 번 흔들리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및 유통업체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국가적인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선 전통시장·마트·소매점 등을 중심으로 운동이 확산되는 추세다. 

이중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연합회는 일부 편의점 가맹점주까지 포함해 재고 물량을 소진한 뒤 일본 제품을 추가 발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제품 판매 중단에 동참한 상점은 1만여곳으로 추정된다. 전국마트협회 소속 회원사 3000여곳은 현재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일본 맥주도 불매운동에 타격을 받았다. GS25는 일본맥주 매출액이 23.7% 줄었다고 공개했다. 불과 지난달 30일까지 대용량 캔 부문에서 매출 구성비 1위를 차지한 ‘아사히(13.3%)’가 이달 3일부터 7일까지 10%를 기록해 카스(13.3%)에 선두를 내줬다. 

아사히뿐 아니라 타 제품도 순위 하락세를 마주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7위를 기록한 기린이치방캔의 점유율은 6%에서 4.5%까지 떨어져 10위로 밀려났다. 삿포로캔도 10위에서 12위까지 추락했다. 일본맥주 전체 매출은 23.7%, 점유율은 17.7%(기존 20%)로 집계됐다. 불매운동 여파가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일본맥주를 포함한 수입 업체들은 그간 국내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했다. 국내 맥주시장은 역차별 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수입맥주는 홍보·마케팅 비용 등이 과세표준에서 빠진다. 이에 따라 신고가격을 낮게 불러 세금을 덜 내고, 저가공세가 가능한 구조였다. 수제맥주협회를 주축으로 반발이 심해지자 정부는 지난달 5일 주세법 개편을 예고했다. 약 50년간 유지된 종가세가 종량세로 전환되는 것이다.

불매운동과 주세법 개편 예고는 토종기업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편의점 맥주의 경우 아사히가 1위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반사이익은 하이트진로와 카스가 확보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하이트진로 테라는 출시 100일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기업의 아킬레스건인 맥주사업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하이트진로 맥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제맥주업계는 주세법이 종량세로 완전히 전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 상황을 맞이하지 못한 점에 아쉽다는 입장이다. 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수제맥주는 아직 소매점 판매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1만원에 4캔을 판매하는 일본맥주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당장은 경쟁이 어렵다”면서 “다만 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기호가 올라가는 점은 호재”라고 분석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세법 개편 예고부터 일본제품 불매운동까지 일어난 점은 국내 맥주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큰 이슈”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국내 맥주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일본맥주를 유통하는 업체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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