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팩부터 편의점 커피까지…유통업계 불어온 ‘구독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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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팩부터 편의점 커피까지…유통업계 불어온 ‘구독경제’
  • 임유정 기자
  • 승인 2019.07.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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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뷰티업계·홈쇼핑…온·오프라인 결합 새로운 형태 서비스 선봬
‘편의성’기반 성장… 구매단계 대폭 축소, 빠른 배송 등 소비자 만족↑
차별력 없는 상품 정기배송 서비스로 ‘록인효과(Lock in effect)’톡톡
모델들이 카페25 유료멤버십을 안내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gs25 제공.
모델들이 카페25 유료멤버십을 안내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GS25 제공.

[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구독경제란 소비자가 일정액을 지불하면 공급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또 매월 일정액으로 공급자의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여기에 속하며, 큰 맥락에서 렌탈 서비스 역시 해당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형태의 구독경제가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번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소유에서 공유의 형태로 진화하면서 해당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우유배달, 신문배달 등 구독 서비스는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최근 온라인과 결합한 형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크레디트스위스 리포트에 따르면 구독경제 시장은 2015년 약 470조원인 4200억 달러에서 2020년 약 594조원인 53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관련 서비스는 지속 성장하고 있다. 반찬을 정기 배송하는 동원홈푸드 ‘더반찬’의 경우 지난 3월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와 비교해 최근 주문이 70% 늘었고, 고급 셔츠를 4주에 12~20장 단위로 배송하는 위클리셔츠는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월평균 회원 수가 20%씩 상승했다.

이렇듯 커지는 구독경제 시장에서 충성 고객을 통한 점유율 확보를 위해 많은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편의점은 물론 뷰티업계와 홈쇼핑업체까지 가세하면서 구독경제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모양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가 국내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 국내 사용자는 지난해에만 274%가 늘었다.

편의점 GS25는 수익성 악화 타개 방안 중 하나로 구독경제에 주목했다. GS25가 내놓은 커피 구독경제 서비스는 매일 아침 커피로 바꿔먹을 수 있는 바코드가 문자 메시지로 전송된다. 하루 한 잔만 교환가능하며, 커피 잔 수에 따라 커피 가격은 저렴해진다. 선착순으로 선보인 해당 서비스는 지난달 24일 하루만에 3000개를 완판했다. 상황이 이렇자 편의점 CU도 내부적으로 관련 서비스 상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구독경제 열풍도 한창이다. 애경산업의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스킨케어 브랜드 플로우는 홈페이지에서 ‘내 피부 진단하기’ 큐레이션 서비스를 받은 고객의 피부 상태와 사용 용도에 맞는 화장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한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에는 마스크팩 정기배송을 시작했다. 또 CJ ENM 오쇼핑부문은 TV홈쇼핑업계 최초로 생리대 정기배송 사업을 시작했다.

이처럼 구독 경제가 뜨는 이유는 가장 큰 장점 ‘편의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항상 같은 상품을 고르는 생수나 휴지, 생리대 등은 구독을 하게 되면 매번 물건을 사러 가서 결제하는 단계가 사라져 편리하고, 저렴한 가격에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체 상품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구매 편의성을 높여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록인효과(Lock in effect)’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그간 유통업계는 최저가를 제시하는 업체를 떠돌며 구매하는 ‘체리피커’를 잡기 위한 방책을 꾸준히 고심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구독경제 서비스를 선보였을 때는 단순히 상품을 주기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정교화, 세분화 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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