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임단협 난항…노조는 파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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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대우조선, 임단협 난항…노조는 파업 ‘초읽기’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7.1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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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노조, 쟁의행위 가결…투표 참여 조합원 92% 찬성
현대重 노조, 중노위 권고에도 15일부터 쟁의행위 찬반 투표
지난달 14일 오전 울산시청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법인분할 주주총회의 효력 무효를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4일 오전 울산시청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법인분할 주주총회의 효력 무효를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인수합병(M&A) 이슈로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도 진통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쟁의행위를 가결시키며 파업권을 확보했고, 현대중공업 노조도 다음 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예고하고 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전날 파업권 확보 등을 위한 쟁의행위 안건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노조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거제 옥포조선소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을 묻는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한 조합원 5170명 중 4755명(91.97%)이 찬성표를 던져 대부분이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또 지난해 금속노조 가입에 따라 조합비 인상을 골자로 하는 규약변경안도 72% 이상 찬성으로 가결됐다.

노조는 지난 5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중노위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쟁의행위 시기와 방법 등은 의장에게 위임된다. 노조는 이를 기반으로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 반대 투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지난 5월 초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협상 교섭을 시작했다. 노조는 요구안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 철회 △기본급 5.8%(12만3526원) 인상 △전 직급 단일호봉제 △통상임금범위 700%에서 800%로 확대 △여름휴가비 150만원 △성과급 지급기준 마련 △하청노동자 노조 활동 보장 △사내 근로 복지기금 50억원 출연 △정년 62세 연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노조는 오는 15일부터 3일간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올해 임단협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 노사간 추가 교섭을 하라는 중노위 권고에도 불구하고 투표 절차를 통해 파업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특히 노조는 이번 쟁의행위 결의를 위한 조합원총회에 하청노동자를 참여시켜 임금단체협상안에 대한 찬반투표도 열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전체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요구안 찬반투표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투표는 현대중공업지부가 올해 교섭에서 하청 노동자를 위해 회사 쪽에 요구한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동일한 성과금·학자금·명절귀향비·휴가비 지급과 유급 휴가·휴일 실시 등 6개항에 대한 찬반이다. 노조는 이들 요구안에 대해 노조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1만4000여명의 전체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오는 15일 찬반투표를 벌일 방침이다.

다만 노조의 파업이 실제 강행될 경우엔 ‘불법’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노위는 지난 5일 현대중공업 노조의 노동쟁의 신청에 대해 ‘행정지도’ 명령을 내렸다. 양측이 충분히 교섭을 진행하지 않았으니 교섭을 더 하라는 권고였다.

실제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위해 지난 5월 상견례를 가졌지만, 사측 교섭대표의 대표성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여 두 달 넘게 교섭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태다.

업계에선 현대중공업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설 경우, 불법 논란 등으로 사측과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중노위 권고에도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강행한다는 것으로 파업을 벌이겠다는 뜻이다.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사측과의 관계는 더 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사측과 좀처럼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두 회사의 올해 임단협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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