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윤대진 빗나간 의리...검찰 개혁 대국민 약속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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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윤대진 빗나간 의리...검찰 개혁 대국민 약속 무색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7.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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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진 친형 관련 청문회 위증 파문에 野 "자진사퇴" 요구
윤대진 "윤석열 아닌 내가 친형 변호인 소개" 누가 거짓말?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검찰의 구태를 개혁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검찰의 병폐 중 하나인 '제식구 감싸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윤 후보자는 자신과 막역한 사이인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했느냐를 놓고  청문회 위증 논란에 휩싸였고, 윤 국장은 윤 후보자를 구명하기 위해 자신이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청문회서 드러난 팩트 자체를 뒤집었다. 두 사람은 모두 대검 중수부 출신으로 검찰 내부에선 '중수부 카르텔'이라 불리는 집단에 속해있다. 특히 두 사람은 '대윤'과 '소윤'으로 불리며 두터운 친분으로 유명하다.

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윤 국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변호사는 내가 대검 중수부 과장할 때 수사팀 직속 부하였다"며 "윤 후보자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를 소개한 것은 윤 전 세무서장의 친동생인 자신이라는 내용이다. 그는 이어 "당시 내가 형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준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며 "다만 윤 후보자가 자신이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언론에서 발언한 것은 내가 논란에 휩싸이려는 것을 막아주려 그렇게 말씀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윤 후보자는 청문회장에서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지난 2012년 주간동아 보도를 언급하며 이 변호사 소개 유무를 묻자 "저는 이렇게 말한 기억이 없다"며 부정했다. 하지만 청문회 막판에 가서 뉴스타파가 공개한 7년 전 윤 후보자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녹취록에는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던 윤 후보자가 취재기자에게 "대검 중수부 연구관을 지낸 이 변호사에게 윤 서장을 한번 만나보라고 소개했다"는 발언이 담겨 있었다.

윤 후보자는 청문회가 끝난 뒤 마이크가 꺼진줄 알고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가 윤우진과 대진이를 좀 보호하려고 저렇게 말했을 수 있는데 수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국장이 형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논란이 일 것을 막기 위해 사실과 다른 말을 기자에게 했다는 것이다. 

앞서 윤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검찰이 권력 앞에 흔들리고 스스로 엄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여긴다"며 "저를 비롯하여 검찰구성원 모두는 '검찰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는 데 깊이 공감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그의 언행은 검찰의 대표적 병폐로 꼽히는 '제식구 감싸기'와 '사적 의리' 중시였다.

이날 야권은 "거짓말" "국민 우롱" 등 강도 높은 표현을 써가며 윤 후보자를 비판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온종일 국민을 우롱했고 국회를 모욕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청문회에서 종일 거짓말을 한 것으로 후보자의 도덕성 차원에서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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