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이콧 재팬, 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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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이콧 재팬, 사지 않습니다”
  • 성희헌 기자
  • 승인 2019.07.0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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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이 한인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수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일본 제품 불매에 이어 일본 여행 취소, 일본 연예인 퇴출 요구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일본 수입차도 비판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토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일본차 브랜드를 포함한 불매 리스트도 공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하던 일본차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일본차는 하이브리드 차종을 앞세워 ‘지속 성장’ 중이었다. 실제 일본차 판매 대수는 지난달 394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20.4%를 기록했다.

렉서스 ES300h는 지난달 672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카’ 4위를 달성했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역시 각각 522대, 451대 팔리며 수입차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대수는 10만9314대로, 전년 상반기보다 22.0% 감소했다. 그럼에도 일본차는 같은 기간 2만3482대 판매돼 지난해보다 10.3% 늘었다. 올해 들어 수입차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일본 완성차업체는 성장을 거듭한 것이다. 독일차를 비롯해 수입차 판매가 감소하는 반면, 일본차는 하이브리드 바람을 타고 도약을 이뤘다.

이같이 일본 수출 규제 이슈가 터지기 전까지 일본차는 판매 호조를 보였다. 일본차업체들은 이번 무역전쟁이 성장 곡선을 꺾는 계기가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본차 브랜드는 경제보복 조치 발표 이후 판매 동향을 확인하며, 불매운동 분위기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 움직임이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일반 소비재와 달리, 자동차는 대체품을 쉽게 찾기 어려운 고가 제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차는 이미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은 대표적인 내구 소비재로, 외교안보 문제가 즉각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과거 한일 외교 갈등에도 일본차 판매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전례도 있다. 독도 영유권 분쟁 등 반일강점으로 잠시 영향을 받긴 했으나 얼마 가지 못한 것이다.

닛산은 이달 주력 차종인 신형 알티마를 선보인다. 토요타는 올해 5월 라브 4를 내놓았다. 렉서스는 올 3월과 6월 각각 UX와 뉴 RC를 출시했다. 판매 확대부터 잇단 신차 출시까지 일본차의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릴지 이목이 집중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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