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목선 잡겠다고 대형함 배치한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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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목선 잡겠다고 대형함 배치한 軍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7.0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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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경계실패에도 여전히 장비탓
북한 목선. 사진=연합뉴스
북한 목선.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 비난이 쏟아지자 군 당국이 소형 선박들이 수시로 출몰하는 북방한계선(NLL)일대에 재발방지를 위해 대형함을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다.

7일 국방부가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북한 소형목선 관련 보완대책’에 따르면, 군은 현재 NLL 일대에 중·대형함 1척을 추가 배치하고 해상초계기와 해상작전헬기 초계 횟수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또한 해상감시 무인항공기(UAV)를 전방 전진기지로 전개해 운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군은 헬기 형태의 ‘캠콥터 S-100’을 해상경계작전에 우선 투입하고 군단급에 배치된 ‘송골매’ 등 다른 UAV의 활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해군은 별도로 신형 해상레이더인 ‘GP200K’ 10여 대를 오는 9월부터 2025년까지 동서남해 등 전국 레이더기지에 순차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으로 육군의 해안경계시스템이 미비하다고 알려진 만큼 감시장비를 조기에 업그레이드하고 레이더 식별능력을 전문화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졌다. 국방부는 대대급UAV와 열상감지장비(TOD)-3형 등 전시 운용되는 지상작전사령부 예하의 일부 감시장비를 해안경계용으로 전환하고 신형 해안 감시 레이더를 조기 전력화하겠다고 했다. TOD 종류는 2형, 3형이 있고 3형만이 주야간 감시가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현재 해안경계부대는 여전히 TOD-2형이 적지 않게 배치돼 있고, 북한 목선 사건이 발생한 군부대의 TOD도 2형”이라며 “비경계부대에 있는 TOD-3형의 헤안경계용으로 우선 전환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재 군은 올해 안에 40대가량의 TOD-3형을 추가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한 국방부의 대책에 대해 미봉책을 남발하고 있다며 군 내부에서도 가성비가 크게 떨어지는 대책이라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군 자료에 따르면, 올해 NLL을 넘은 북한 어선 적발은 해군 함정, 해상초계기, 민간 어선 순으로 가장 많이 했다. 1회 작전 기준으로 봤을 때는 해상초계기가 북한 어선을 가장 많이 찾아냈다. 이에 군은 NLL일대에 중·대형함 1척을 추가 배치하고, 해상초계기와 해상작전 헬기 초계 횟수를 늘리겠다는 것인데 이는 중국 해군에 대응하기 바쁜 해군7기동전단까지 NLL 해역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예비역 해군제독은 “소 잡는 칼을 닭 잡는데 쓰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군 전력 배치의 효율성을 외면한 채 악화된 국민감정만을 의식한 대책 발표는 결국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 잠수정이나 함정은 물론 중국 일본 해군의 움직임을 감시해야 할 전력을 북한 목선 찾는 데 투입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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