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내 해운업 부활 예고한 현대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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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내 해운업 부활 예고한 현대상선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7.0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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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박주선 기자
산업부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조용하던 국내 해운업계에 모처럼 단비 같은 희소식이 전해졌다. 현대상선이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회원 가입을 따냈다는 것이다.

디 얼라이언스는 독일의 하파크로이트, 일본의 원(ONE), 대만의 양밍이 2017년 4월 결성한 해운동맹이다. 현대상선은 2020년 4월부터 2030년 3월까지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 자격으로 협력 운항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상선의 이번 회원사 가입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 국적 해운사의 위상은 물론, 국내 산업계 수출물량의 안정적 운송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해운산업은 2016년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와 2017년 파산으로 10조원의 매출을 날렸고, 컨테이너 선복량(컨테이너 적재능력)도 반 토막 났다. 당시 국제적인 신뢰도 역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에 현대상선은 2017년 4월부터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 얼라이언스’와 ‘2M+H(현대상선)’라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정식 회원이 아닌 준회원 자격이라 협력에 제한을 받았다.

해운업은 사업 특성상 해운동맹 없이는 독자생존이 어렵다. 한 해운사가 전 세계 모든 항만에 직접 배를 보낼 수 없어 비슷한 규모의 선사끼리 동맹을 맺고 선박과 노선을 공유하고 운영하기 때문이다.

회원사가 되면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서비스 항로를 다변화해 안정적인 선대 운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입에 실패하면 이익 창출이 어렵다.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현대상선을 지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현대상선이 가입한 디 얼라이언스는 한국의 수출 품목이 주로 향하는 미주 항로와 유럽 항로에서 2M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실제 올 6월 기준 미주·유럽 항로에서 각 얼라이언스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디얼라이언스가 28%로 오션얼라이언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은 이 지역에서 27.1%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상선은 내년 2분기 인도 받을 예정인 2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신조 선박 12척을 아시아·북유럽 항로에 투입해 디얼라이언스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16분기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와 초대형 선박 20척 인도 등 주요 과제가 남아 있다. 하지만 이번 해운동맹 가입으로 글로벌 해운시장에서의 신뢰 회복과 비용 절감 등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분명하다. 현대상선이 이를 계기로 해운업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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