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허술한 인보사 대책에 투약자 禍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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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허술한 인보사 대책에 투약자 禍만 키웠다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07.0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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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석 대표 나서 사과… “안전성·유효성 확신”
15년 간 안심센터 운영… 임상시험 수준 추적관리
소송단체 “안전성 확신하다면 15년이나 관리는 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관련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관련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투약 환자 안전관리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투여 환자들의 소송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오킴스 관계자는 “실질적 대책이 없는 허점 투성이다”고 지적했다.

먼저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인보사의 품목 허가 취소에 대해 사과했다. 다만 안전성과 유효성은 확신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표는 “인보사가 식약처의 품목 허가 취소 결정을 받아 환자·투자자·의료계에 심려와 혼란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수현 바이오사업담당 상무 역시 “인보사는 방사선을 통해 종양 유발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면서 ”성분명 오류로 발생한 일이지 성분 자체에는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인보사 투약 환자들에 대한 안정 대책안이 발표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5년 동안 임상시험 수준의 추적관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안전성 검사와 더불어 인보사의 체내 잔류 여부 확인·투여 부위의 이상반응 여부 등을 확인한다.

이를 위해 전국 주요 지역에 20여개 거점병원을 지정해 환자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거점병원 협약·안심센터 운영·인과관계 추적관리·환자소통 간담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약 500억~600억원의 비용을 사용할 계획이다.

인보사는 유통·판매가 중지된 지난 3월 31일까지 438개 병·의원에서 3707건이 투여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1725명의 인보사 투여환자가 장기추적조사를 위한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오는 10월까지 모든 투여 환자들을 대상으로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환자들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엄태석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가 코오롱생명과학의 대책 안 발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 사진= 한종훈 기자.
환자들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엄태석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가 코오롱생명과학의 대책안 발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 사진= 한종훈 기자.

하지만 이날 코오롱생명과학이 발표한 대책안으로 투여 환자들의 불안감이 사라질지는 미지수다. 투여환자 소송을 맡고 있는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변호사는 이날 대책안 발표를 지켜본 후 “투여 환자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이날 엄태섭 변호사는 대책 안 발표 후 이우석 대표에게 질문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여긴 소송 대리인이 나설 자리가 아니다. 별도로 질문하라”며 자리를 떠났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이날 인보사 투약 환자들을 대리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2차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 5월 28일 코오롱인보사 피해환자 244명의 손해배상청구 소장이 접수된 이후, 6월 28일까지 진행된 2차 모집기간동안 523명의 피해환자들이 소송참여의사를 밝히며 위임장 등 관련 서류 제출을 완료했다. 총 767명의 환자들이 인보사 공동소송에 나선 것이다.

엄 변호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면서 “안전성에 문제없다면서 왜 15년 이나 임상 시험 수준으로 장기 추적 관찰을 하는 이유에도 의문이 간다. 정말 안전하다면 딱! 안전하다고 발표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엄 변호사는 “불안감에 떠는 환자들이 또 다른 약품의 임상연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코오롱생명과학이 강조하는 인보사의 안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엄 변호사는 “78명의 임상 시험 결과로 안정성을 강조하는데 임상 시험은 통계적 근거지 과학적 근거가 아니다”면서 “신장유래세포의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환자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엄 변호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15년 간 장기 추적에 대한 비용에 600억원 이상 쓴다고 했는데, 정말 인보사가 안전하다면 이 비용을 투여 환자들에게 보상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현재 소송환자 1인당 1000만원 정도의 피해 보상 비용 금액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금전적 보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유수현 상무는 “환자의 안전 관리는 금액적으로 환산 할 수 없다. 장기간의 환자 불안감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지, 일시적으로 소송에 의한 보상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사실 좀 당황스럽다”면서 “만약 중증이상의 문제가 나타날 경우 보상 문제는 인과관계를 따진 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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