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 폐지’가 박근혜 업적? 여성계 “동참은 맞지만 ‘주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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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 폐지’가 박근혜 업적? 여성계 “동참은 맞지만 ‘주도’라니…”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2.11.05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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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표였던 2004년 총선 때 당내 반발로 공약에도 못 넣어

[매일일보]여야가 ‘여성대통령론’을 놓고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야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그동안 여성인권을 위해 노력한 일이 뭐냐고 지적하자 새누리당 측이 ‘호주제 폐지’를 박 후보의 대표적 ‘치적’으로 내세워 무리수를 던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행복한여성추진단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은 어떤 정당보다 현실적이고 선진화된 여성정책을 가지고 있다”며 ‘박근혜 대선 후보가 여성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결코 수긍할 수 없는 중상모략”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먼저 “2006년 3월 호주제 폐지를 위해 당시 당 대표였던 박 후보는 법사위원장을 찾아가 호주제 폐지 법안통과를 강력히 요청했다”며 “그 결과 오랜 시간 동안 대한민국 여성의 마음을 얽매던 끈질긴 망령인 호주제는 폐지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여성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박근혜 후보가 호주제 폐지 운동 초기부터 흐름에 ‘동참’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운동을 ‘주도했다’는 것은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주장이라는 지적이다.

호주제가 폐지된 것은 2002년 시작된 위헌 소송에 대해 2005년 2월 헌법재판소가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국회의 후속 대체입법이 이뤄졌기 때문인데, 이 과정을 주도한 인물은 민주통합당 소속인 한명숙 전 대표와 이미경·진선미 의원(당시 변호사) 등이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 취임한 박 후보는 호주제 폐지를 총선공약에 포함시키겠다고 했으나, 당내 반발에 부딪혀 이를 성사시키지 못했고 이에 대해 총선여성연대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1998년 15대 국회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이번 총선 비례대표까지 내리 5선째인 박근혜 후보가 지금까지 대표 발의한 법률안은 총 15건으로, 사회복지 관련 법안은 2011년 2월에 발의된 ‘사회보장기본법’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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