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도 금품 제공했다는 말 돌아” 폭로전
조합원-홍보직원 간 폭행 사건도 발생해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서울 구로구 고척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를 위해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건설업계가 현금봉투나 고가선물 제공 등 불법을 지양하고 공정하게 수주경쟁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고척4구역 현장에서는 아직까지도 금품제공과 폭력 등 진흙탕 수주전이 재연되고 있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열린 ‘고척제4주택재개발정비사업’ 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안건이 부결됐다. 당시 전체 조합원 266명 가운데 부재자 투표를 포함해 24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에 따라 총회에 과반수가 출석해야 하고, 출석 조합원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시공사에 선정될 수 있다.
이날 대우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의 경쟁을 거쳐 과반(126표) 이상의 표를 받았다. 하지만 이 중 4표가 무효 처리되면서 시공사에 선정되지 못했다. 조합은 재투표를 통해 다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자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지지하는 조합원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추세다. 대우건설을 지지하는 조합원 측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3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며 사진까지 제시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이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설화수 화장품세트와 홍삼세트 등을 찔러줬다”면서 “조합원이 모인 밴드에도 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로부터 무언가를 받았다는 게시물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홍보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한 혐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금품을 제공하겠냐”면서 “조합원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예산도 책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을 지지하는 조합원들도 대우건설이 금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지만 대우건설에서도 몇몇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말이 돌고 있어 수주전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이 강화되면서 시공사 선정과 입찰과정에서 건설사의 금품수수가 발견될 경우 해당 건설사는 최대 2년간의 정비사업 입찰제한과 함께 30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조합원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두 회사는 시공사로 선정되더라도 시공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
지난 1일에는 사업지에서 폭행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을 지지하던 조합원은 대우건설 홍보 직원을 상대로 폭력을 가했으며, 해당 조합원은 현장에서 바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회사의 홍보 담당 직원이 경쟁사를 지지하는 조합원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고척4구역 재개발사업은 4만2207㎡ 부지에 지하 5층~지상 25층 아파트 983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건축하는 사업으로 공사금액은 1964억원 규모다. 전체 983가구 중 조합분 266가구와 임대주택 148가구를 제외한 569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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