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北과 협상 중 핵동결 원해...제재 해제 대신 연락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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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北과 협상 중 핵동결 원해...제재 해제 대신 연락사무소”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7.0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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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깜짝만남 후 귀국길 비행기에서 비보도 전제 브리핑
완전한 비핵화까지 제재 유지...연락사무소 등 새 카드 제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오른쪽)가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확대정상회담 전 북한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오른쪽)가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확대정상회담 전 북한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과 협상하는 동안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의 완전한 동결을 원하고 있으며 북한에 제재 완화 대신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할 것이라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미 정상의 판문점 만남 이후 미국 현지에서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 대신 핵동결로 목표를 낮추었다는 보도과 관련해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되 협상 중 핵동결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비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방한 수행 후 귀국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전용기 안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했다고 한다. 이 브리핑에서 비건 대표는 "미 정부가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북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또 핵동결에 더해 명확한 비핵화 개념을 북한에 원하며 비핵화 로드맵을 북한과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했다는 것.

핵동결과 관련해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판문점 북미 정상 간 만남 직후 '새 협상에서 미국이 북 핵 동결에 만족할 수도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동결을 새로운 목표로 검토 중이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비건 대표는 "완전한 추측"이라며 "현재로선 어떠한 새로운 제안도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한 바 있다. 이후 대북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NSA 관계자나 나 자신 중 그 누구도 북한의 핵동결 위한 (협상)타결 의향에 대해 논의하거나 들어본 적도 없다"며 "이것은 누군가가 대통령을 꼼짝못하게 하려는 비난할 만한 시도이다.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보다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황상 강경파인 볼턴을 따돌리고 비건 등 협상파가 북한과의 유연한 협상을 시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판문점 만남 직전 북한에 대한 '유연한 접근'과 '동시적이고 병행적인 비핵화 진전'을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비건 대표는 비보도 전제 브리핑에서 핵동결에 대한 대가도 공개, 유연한 접근의 구체적인 내용도 제시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는 제재를 해제할 수 없지만 대신 연락사무소 설치 등 관계 개선 카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공할 수 있는 건 인도적 지원, 대화 채널 확대, 상호 주재원 파견 같은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대북 제재를 해제할 준비가 돼 있지 않지만, 인도적 지원이나 외교 관계 개선 등으로 양보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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