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엉터리 브리핑 준비하는 동안 주말 골프장서 '굿샷' 외친 軍지휘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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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엉터리 브리핑 준비하는 동안 주말 골프장서 '굿샷' 외친 軍지휘관들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7.02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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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선박 입항 이틀간 장성급 132명, 영관급 2,728명 골프, 지휘부 기강해이 심각
국방부 조사단 '은폐 없어' 잠정 결론에 한국·바른미래 국조 추진 중...힘 실릴 듯
군골프장 이용 현황. 사진제공=김도읍 의원실
군골프장 이용 현황. 사진제공=김도읍 의원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북한 주민 4명을 태운 선박이 삼척항에 입항한 직후 합동참모본부가 엉터리 브리핑을 준비하는 동안 군 인사 6558명이 골프를 쳤던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합참에 대한 허위보고·은폐 의혹이 근거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전날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터라, 국정조사 추진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도읍 한국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군 골프장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북한 동력선이 삼척항에 입항한 당일인 15일에는 군인 3308명, 다음날인 16일에는 3206명이 골프를 친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건 당일인 15일에는 △장성급 83명 △영관급 1573명 △위관급 188명 △준사관 344명 △부사관 745명 △군무원 442명이 골프를 쳤다. 이후 사건 발생과 함께 안보의 큰 구멍이 뚫렸다는 국민적 우려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은 다음날인 16일에도 △장성급 49명 △영관급 1,155명 △위관급 188명 △준사관 344명 △부사관 941명 △군무원 573명으로 3250명이 골프를 쳤다. 장성급 인사 132명, 영관급 장교 2728명이 사건 당일과 다음날 골프를 친 셈이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고 안보 공백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할망정, 군 지휘부가 안보는 나 몰라라 하고 골프를 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 군의 기강을 이렇게 만든 국방부 장관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군기강 해이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야당이 추진하는 국정조사 추진도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북한 목선이 실제 발견된 장소인 '삼척항 방파제'를 '삼척항 인근'으로 바꾸는 등 엉터리 브리핑을 한 합참의 허위보고·은폐 의혹이 근거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곧 브리핑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전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범여권인 민주평화당도 그동안 당 차원에서 국정조사를 요구했던 만큼 북한 어선에 대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정조사는 재적의원 4분의 1이상이 서명한 국정조사 계획서가 제출되고 국회 본회의(출석 의원 과반수 동의)에서 의결돼야 국정조사권이 발동된다. 현재 한국당 111석, 바른미래당 28석, 민주평화당이 14석으로 과반수가 넘는 153석(전체 의석수 298석)이기에 야3당만으로도 국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국회정상화 합의 과정에서 전제된 적이 없었다"며 "북한 어선 관련 사건 질의는 상임위나 대정부질문에서 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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