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신약 기술 수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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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신약 기술 수출 어디까지 왔나?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07.0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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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조2642억원 규모… 2017년 比 3.8배 증가
유한양행 1년 4건… 한미약품 4년 6534억원 수익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에 신약 기술 수출 규모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약 기술 수출 실적은 11건으로, 약 5조2642억원에 이른다. 이는 8건인 2017년 1조3955억원 대비 3.8배 성장한 규모다.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은 다국적제약사 사노피 등에 바이오의약품 기술 수출 성과를 창출했다. 이 때부터 국내 제약사들도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R&D 능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알려졌고, 이후 꾸준한 기술 수출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년 간 3조617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은 유한양행. 사진= 연합뉴스.
1년 간 3조617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은 유한양행. 사진= 연합뉴스.

올해 역시 굵직굵직한 신약 기술 수출 계약이 줄을 잇고 있다. 1일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공시했다.

기술 수출 규모는 8억7000만달러(약 1조53억원)다.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은 내장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 GLP-1과 FGF21 등 두 가지에 결합해 효과를 내는 이중작용제 NASH 혁신 신약을 공동 개발한다.

유한양행은 계약금으로 4000만달러를 수령하고, 개발과 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 8억3000만달러를 추가로 수령할 수 있다. 향후 순 매출액에 따른 경상 기술료도 수령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유한양행은 1년 사이 31억2815만달러(3조6170억원)의 기술 수출 규모 계약을 체결하는 대박 성과를 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YH14618의 기술을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이전하는 계약을 2억 1815만 달러(약 2400억원)에 체결했다.

11월에는 얀센 바이오테크에 12억5500만 달러(약 1조4051억원) 규모로 폐암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잭팟을 터뜨렸다. 레이저티닙은 경구형 3세대 폐암치료제로 뇌혈관장벽를 통과할 수 있어 뇌전이가 발생한 폐암 환자에서도 우수한 효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 1월에는 길리어드와 최대 7억8500만 달러(약8823억원) 규모의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으로 미화 1500만달러(약168억원), 개발 및 매출 마일스톤 기술료 미화 7억7000만 달러(약8655억원)과 더불어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를 받는다.

유한양행의 기술수출 대박에는 해당 다국적제약 한국 법인과 국내에서 지속적인 교류를 통한 신뢰가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호간 믿음은 연구진행과정 등에 대한 숨김없는 공개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서로의 필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 기술수출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도 지난 2월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인 세노바메이트를 유럽에서 상업화하기 위해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총액은 반환 조건 없는 선 계약금 1억 달러(1158억원)를 포함해 임상·시판허가 등 달성에 따른 마일스톤을 합쳐 전체 5억3000만 달러(6142억원)에 달했다. 이는 유럽 지역에서 진행된 중추신경계 기술 수출 가운데 최대 규모다.

특히 세노바메이트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미국 식품의약국 판매 허가 신청까지 SK바이오팜이 독자적으로 진행해 완성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이후 기술 수출료 수익으로 6534억원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연합뉴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이후 기술 수출료 수익으로 6534억원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연합뉴스.

신약 기술 수출의 선두 주자 격인 한미 약품은 2015년 11월 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를 사노피와 3조6000억원이라는 대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또 2016년 9월 제넨텍과 RAF표적항암제 HM95573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8000만 달러(926억원)와 임상개발 및 허가·상업화 등에 성공할 경우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8억3000만 달러(9615억원)를 순차적으로 받는 조건이다. 이 같은 기술 수출로 한미약품은 2015년 이후 기술료 수익 6534억원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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