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탁현민 청와대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미 정상회동에 대해 준비작업을 거치지 않은 ‘깜짝만남’이라고 평가했다. 탁 자문위원은 북미정상이 판문점 도보다리를 걷는 장면이 함께 연출됐어야 한다며 회담 연출의 아쉬움도 표했다.
탁 자문위원은 1일 오전 t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만남에 대해 “(준비를)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해 버렸다”며 “어제 만남 자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시작해서 현장에서 만나기까지 불과 24시간 정도밖에 없었다. 전혀 준비가 안된 것으로 보이지 않나”라고 했다. 탁 자문위원은 “의전과 기획이 없었다”며 뒤엉켰던 경호원 동선, 카메라 동선 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탁 자문위원은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북미 정상이 회동한 장면을 떠올리며 “뒤쪽에 인공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배치됐는데, 이 의장기(행사에서 의전에 사용되는 깃발)가 바닥에 다 끌렸다”고 했다. 탁 자문위원은 “자유의집 건물이 상당히 낮다. 북측에서 당일 날 새벽 쯤 의장기를 부랴부랴 공수했을텐데, 그 깃발 높이가 건물과 안 맞은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의장기가 바닥에 끌리는 초유의 사태가 생겼다. 그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탁 자문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깜짝 월경’을 한 장면과, 마지막 남북미 정상이 군사분계선으로 김 위원장을 환송한 장면을 거론하며 “이 두 장면은 의도가 있는 장면이고 나머지는 시나리오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단 북미 정상이 조우해 판문각을 향해 걸어가는 장면은 협의가 됐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 북쪽 땅을 처음 밟으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고, 김 위원장에게도 전달 됐을 것이다. 그래서 그 장면을 건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탁 자문위원은 “두 정상이 도보다리까지 가셨어야 했다”며 “도보다리 회담의 시즌 투, 그 이상의 감동을 사람들이 봤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도보다리에서 50분 정도 이야기를 하고, 걸어 나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식수했던 나무에서 문 대통령과 (북미 정상이) 만나 나무에 물을 주는 상징이 있었어야 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