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대선 북풍몰이’에 민주 대선주자들 일제히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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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대선 북풍몰이’에 민주 대선주자들 일제히 견제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7.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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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주자 바이든, 트럼프 향해 "김정은에 알랑거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VIP실에서 악수하는 북미 정상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VIP실에서 악수하는 북미 정상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 깜짝 회동으로 미 대선전에서 북풍몰이에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하는 사이 TV토론을 통해 여론의 주목도를 높이고자 했던 미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북미 정상 간 만남에 시선이 쏠리자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고 나섰다.

현지시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버몬트주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ABC뉴스 프로그램 ‘디스 위크’에 출연해 “트럼프는 국무부를 약화시켰고 외교는 카메라 앞에 나타나는 것 이상의 것을 필요로 한다”며 “단지 사진 촬영 기회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진정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도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의 인터뷰에서 “적국들과 대화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북한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했던 약속들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가 신중해야 할 외교에 대해 매우 불규칙적으로, 매우 무모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독재자인 김정은을 격상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 대통령은 사진 촬영 기회에 미국의 영향력을 낭비해서는 안 되며 무자비한 독재자와 러브 레터를 주고받아서는 안 된다”며 “대신 미국의 안보를 증진하고 동맹국들을 방어하며 인권을 수호하는 원칙적인 외교를 통해 북한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유력한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날선 비판을 가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이익을 희생하면서 독재자를 애지중지하고 있다”며 “이는 세계 무대에서 우리를 깎아내리고 국가로서의 우리 가치를 전복시키는 가장 위험한 방법의 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비위를 맞춘다며 이를 ‘알랑거린다’라고 표현했다.

미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깜짝 회담과 관련, 외교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대선 캠페인 활용을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재선 캠프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트럼프 대통령의 ‘피스 메이커’ 역할을 부각하는 대표적인 성과로 활용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타고난 쇼맨이자 드라마틱한 순간을 즐기는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CNN도 “미국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무장된 국경을 넘어 북한에 갈 것이라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그러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외교 스타일, 연극을 조율하는 그의 재능과 맞물려 가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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