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슈퍼그리드·4차 산업혁명 스타트업 투자 관심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투자계의 큰손'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접견한다. 손 회장의 파트너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 이후라는 점에서 동북아슈퍼그리드·AI 등 4차산업혁명 분야 투자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도 가속화할지 주목된다.
1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손 회장이 문 대통령 접견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손 회장은 지난해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 이후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만나는 두 번째 기업인으로, 문 대통령과 만나 ‘혁신성장’ 분야 투자방향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과 손 회장은 동북아슈퍼그리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아슈퍼그리드는 동북아시아지역 전력망을 하나로 묶는 사업이다. 대륙으로부터 단절된 한국과 일본의 전력망을 중국, 몽골, 러시아가 생산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공급받는다는 구상이다. 손 회장은 몽골의 태양광에너지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손 회장의 방한은 며칠 전 방한했던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의 후속 투자 논의 성격도 있어 보인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는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차량 공유 기업 우버,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공유 기업 그랩, 사무실 공유 기업 위워크, 중국 디디추싱, 영국반도체 기업 ARM등 혁신 기업에 투자해왔다. 이 같은 SVF 펀드의 최대 투자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다. 손 회장은 최근 10조엔(약 104조9000억원) 규모의 인공지능(AI) 분야에 중점을 두는 SVF 2호 펀드 조성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은 1호에 이어 2호 펀드에도 4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6년 '비전 2030' 프로젝트를 밝히며 사우디를 석유에서 탈피해 지식기반산업과 관광산업, 스마트 도시 건설 등으로 경제를 새롭게 일으킨다는 계획을 밝혔고, 현재는 지중해·홍해 사이에 스마트시티 및 경제자유구역을 기반으로 한 도시를 건설하는 '네옴(NEOM) 프로젝트'에 협력할 국가 및 기업을 찾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소프트뱅크인 것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소프트뱅크는 최근 총 2000억달러를 투자해 203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한다는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손 회장은 문 대통령 예방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지난 2016년 방한 때도 삼성 서초사옥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등에 대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