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앞으로는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이 실내공기질 관리법 적용 대상이 된다. 경유차를 전기차로 바꾸도록 유도하기 위한 지원책도 늘어난다. 사업장 등의 유해물질 배출을 신고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일 국민신문고 등을 통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환경부·국토교통부·교육부·산림청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저감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최근 1년 2개월간 접수한 미세먼지 민원 1만4649건을 분석한 결과, 조기 폐차 지원이나 국회유입 미세먼지 대응 강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미세먼지 저감대책 마련(38.2%), 미세먼지 취약계층에 대한 피해예방 지원(24.4%), 교육현장의 공기정화시설 설치·관리 대책(21.1%), 미세먼지에 따른 생활갈등(13.5%)에 대한 우려와 대책요구 목소리가 집중됐다.
의견을 반영해 미세먼지 취약 계층에 대한 관리 및 지원이 강화된다. 우선 현재 실내공기질 관리법을 적용하는 어린이집 면적 기준을 없앤다. 현행법에는 산후조리원 등 민감계층 이용 시설이 유지해야 하는 미세먼지 기준이 다른 곳보다 강화돼 있는데 전체의 86.0%를 차지하는 연면적 430㎡ 미만의 어린이집은 미세먼지 기준을 적용받지 않아왔다. 이달부터 전국 교실에 공기정화설비가 의무화되고, 경로당, 지하철 등에 공기청정기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각 시설의 공기정화설비가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리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또 공공근로 등 정부 지원 일자리 사업으로 근무하는 노약자들에게 미세먼지 ‘나쁨’ 수준부터 마스크를 지급하고, 경보가 발령되면 야외근무를 즉시 중단할 예정이다.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노후경유차 감축 정책도 마련한다.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금 수령 요건 '신청지역에 2년 이상 거주'를 내년 지원 대상을 선정할 때부터는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기 폐차 지원 대상이 됐을 때 폐차인수증명서만 제출하면 책임보험과 정기검사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은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신청이 몰리면서 불가피하게 등록말소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에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정기검사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납부해야 했다.
경유차 조기폐차가 친환경차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조기폐차 후 구매차종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이나, 경유화물차에서 전기화물차를 구매할 때 지원되는 보조금도 늘리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보조금을 지원받은 전기차를 수출할 때배터리를 반납하거나 잔존가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금전으로 납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미세먼지 배출에 대해 국민이 감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생긴다. 사업장·자동차·선박 등의 유해물질 배출기준 초과와 같이 적발이 어렵고 신고가 필수적인 위반 행위를 공익신고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 또 대기질 개선대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역별 대기오염 현황과 오염물질 배출량 등을 평가해 대기관리권역을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앞으로 민원 빅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국민들이 삶의 현장에서 느낀 불편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찾아내고 정부 정책에 반영해 미세먼지 대책의 실효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