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승 이원준 “10년 넘게 기다려준 가족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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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우승 이원준 “10년 넘게 기다려준 가족에게 감사”
  • 한종훈 기자
  • 승인 2019.06.3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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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선수권 정상… 프로 데뷔 13년 만에 우승
“PGA 투어 CJ컵에서 더 좋은 모습 보이겠다”
이원준이 KPGA 선수권 우승을 확정지은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KPGA.
이원준이 KPGA 선수권 우승을 확정지은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KPGA.

[매일일보 양산(경남) 한종훈 기자] 코리안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는 ‘골프 천재’로 불렸던 이원준의 프로 데뷔 첫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원준은 30일 경남 양산시에 있는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이원준은 서형석과 동률을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리고 연장 첫 홀 2.9m 내리막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데뷔 프로 데뷔 13년 만에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번 우승으로 이원준은 우승 상금 2억원과 2024년까지 코리안투어 시드 그리고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PGA 투어 CJ컵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경기 후 어머니, 아내와 포옹한 이원준은 “편하게 경기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그게 잘 안 됐다. 하지만 연장 버디 퍼팅은 자신 있게 쳤다”면서 “10년 넘게 기다려준 가족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울먹였다.

또 이원준은 “골프 선수의 길을 열어준 아버지께서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면서 “아내(이유진 씨)도 매일 스트레칭을 시켜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다. 주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오늘의 기쁨을 누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 출신인 이원준은 지난 2006년 프로에 데뷔했다. 2007년 LG와 연간 2억원 계약금에 10년 계약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후원 계약 맺는 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부상 등으로 프로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원준은 “주변의 과도한 기대와 우승해야 한다는 욕심 때문에 스스로 발목을 잡은 것 같다”면서 “일본투어 미즈노 오픈 때에는 챔피언조로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당일 아침 골프 하기 싫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압박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원준은 2위 그룹에 5타 차 여유 있게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하지만 5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는 등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이원준은 “5타 차이가 여유 있는 차이가 아니었다. 최대한 긴장 안하려고 했는데 표정으로 다 나왔다. 힘든 하루였지만 잘 극복했다. 우승해서 너무 행복하다”고 돌아봤다.

이원준은 13번 홀에서 짧은 파 퍼팅을 놓치며 서형석에게 1타 차로 쫓겼고 17번 홀 보기로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원준은 “13번 홀 1m 남짓 파 퍼팅을 놓치면서 심리적 압박감을 느꼈다. 17번 홀에서는 부담을 느껴 파 퍼팅을 짧게 치다보니 보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18번 홀에서는 비교적 먼 거리의 파 퍼팅을 성공시키며 결국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이원준은 “마지막 홀에서는 지나가도 괜찮으니 내가 본 거리와 경사만 생각하고 치자고 다짐했다. 자신 있게 친 덕분에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원준은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내리막 2.9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프로 데뷔 첫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원준은 “결과가 둘 중 하나이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버디 퍼팅이 홀에 떨어진 뒤에는 5시간 동안 기분 좋게 운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13년 간 무관의 한을 풀어낸 이원준은 “우승을 못했던 선수로 기억되는 것을 지워냈다는 점에서 가장 기쁘다”면서 “13년 간 정말 열심히 했고, 우승을 바랐기 때문에 아직 한이 다 풀리지는 않는다. 코리안투어에서 더 많은 우승을 해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지난 2007년 디오픈 이후 올해 10월 CJ컵을 통해 PGA 투어에 나서게 된 이원준은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PGA 투어에 진출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가을에 제주에서도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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