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대통령 최초로 북한 땅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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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대통령 최초로 북한 땅 밟았다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6.3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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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서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
김정은 백악관 초청 '4차회담' 윤곽
북미실무협상도 2~3주내 재개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인사한 뒤 남측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인사한 뒤 남측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미국 역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자격으로 북한 땅을 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을 갖고,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의 북미 정상간 톱다운 정상외교 기조가 계속되는 동시에 향후 4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46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악수했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비무장지대(DMZ) 깜짝 만남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이 이를 수용한 것. 먼저 와 기다리던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과 만나 악수한 후,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잠시 넘어갔다. 이후 북미정상은 다시 남측으로 넘어왔다.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에서 대기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에 나오며 남북미 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됐다. 이후 북미 정상은 자유의집에서 단독 회동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동에서 "미국 대통령으로서 판문점 경계석(군사분계선)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과 함께 있는 시간을 저는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저를 만나겠다는) 의향을 표시하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우리가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북미 정상 회동이 끝난 뒤 한미 정상은 다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작스럽게 주선된 만남인데 김 위원장이 신속하게 반응해 준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훌륭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주도하에 앞으로 2~3주간 실무적인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늘 만남을 통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하나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와 남북 8000만 겨레에게 큰 희망을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내에 북미가 실무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앞으로 좋은 결과가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번 판문점 만남을 두고 과거 냉전 종식의 기틀을 닦았던 미소 군축협상에 비유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과 1985년부터 1988년 사이 스위스 제네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미국 워싱턴, 러시아 모스크바 회담까지 네 차례 만났다. 선거운동 기간 소련을 '악의 제국'으로 표현했던 레이건 전 대통령은 수년에 걸쳐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회담하며 전략 핵무기 감축 등의 합의를 이뤘으며, 냉전 종식의 길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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