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미중 담판서 화웨이 사태 잠정 봉합...무역협상 곧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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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미중 담판서 화웨이 사태 잠정 봉합...무역협상 곧 재개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6.30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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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웨이 블랙리스트 제외 요구엔 "회의 열 것" 여운
시진핑 "中 유학생 공평 대우" 트럼프 "中 학생 유학 늘 환영"
미중 정면 충돌 피했지만 '당분간' 꼬리표에 장기화 관측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미중 무역분쟁의 핵심 현안이었던 하웨이 사태가 잠정 봉합되고, 추가 관세 전쟁도 일시 중단됐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마지막 날인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상호 보복전을 일시 중단하고 다시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최악으로 치닫던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협상국면으로 들어서면서 글로벌 경제도 당분간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트럼프 "美기업 화웨이에 계속 제품 팔 수 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일부 풀린다. CNN과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업들이 계속해서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미국이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에서 제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국 내 안보 문제로 이 문제는 끝까지 남겨둘 것이다. 무역협상의 진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단정짓지 않았다. 그러면서 "상무부의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서 화웨이를 제외할지 여부는 내일, 또는 화요일 상무부와 관련 회의를 가질 것"이라고 했다. 무역협상의 패로 화웨이 제재 카드를 계속 쥐겠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은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에 있던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에 체포령을 내리고, 화웨이 법인을 '미국 기술 탈취' 등의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했다. 이어 지난 5월엔 화웨이를 수출 통제 블랙 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반면 화웨이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맞소송을 제기했고,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합법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화웨이 구명에 힘쓰는 등 미·중 무역전쟁의 핵으로 자리잡아 왔다.

▮트럼프 "당분간 추가 관세 없어...中이 美제품 대량구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적어도 당분간은 중국 수입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많은 양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했다. 중국이 미국 측의 요구 상당부분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새로운 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달 5일 양국 무역대표부의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로 미중은 관세폭탄을 주고받았다. 이달 1일자로 미국은 중국 제품 2000억 달러 규모에 최대 25%의 관세를, 중국은 미국산 600억 달러 규모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이 받아들여야 하는 제품 중에는 농산물이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불균형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많은 양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며 "중국은 무역협상 중에도 중서부에 있는 위대한 우리의 농부들에게서 엄청난 양의 농산물을 계속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무역전쟁 중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했었다.

▮미국, 중국 유학생 공평 대우·대만 문제 지지 입장 밝혀

미국 측은 이번 대화를 통해 중국에 인터넷 시장의 완전 개방 등 새로운 요구를 추가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제재와 함께 기술냉전 사례로 거론된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미국 당국의 규제강화를 풀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매우 뛰어난 학생들이 매우 많다"며 "난 늘 중국 학생이 미국 유학 오는 것을 환영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했다.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책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를 두고 세계 경제를 위축시킨 두려움이 다소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CMP는 "이번 (휴전 합의) 뉴스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미중 관계가 더 악화할 것이라는 공포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날 결론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G20 기간의 무역담판에서는 '90일 휴전'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과 달리 '당분간'이라고 못박아 이른 시일 안에 무역협상의 타결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 및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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