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 제안에서 만남까지 단 이틀...전 세계 놀라게 북미 정상 판문점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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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 제안에서 만남까지 단 이틀...전 세계 놀라게 북미 정상 판문점 만남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6.3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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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민주당 대선 바람몰이에 트럼프 'DMZ 깜짝 만남' 카드 맞불
'김정은 워싱턴 초청' 대선 캠페인 북미 깜짝쇼 계속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트위터를 통해 만남을 제안하고 만남이 성사되는데 단 이틀이 걸렸다. 이는 기존 정상회담의 형식과 방식, 진행과정에서 완전히 벗어난 전례 없는 깜짝만남으로 특히 판문점이라는 역사적 장소에서 북미 정상이 만남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이번 만남은 미 대선 캠페인 시작과 맞물려있다. 향후 1년반에 걸친 대선 캠페인 내내 북미 정상 간 깜짝 이벤트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일각에서는 대선 막판 김 위원장이 미국을 찾을 것이란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트럼프 깜짝제안, 北 최선희 즉시 화답

29일 오전 전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하나에 술렁였다. 일본 오사카 G20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오늘 아침에 생각한 것"이라며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에 나는 일본을 떠나 문 대통령과 한국으로 떠날 것이다.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그와 만나 악수하고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참석길에 문 대통령을 만나 "내 트위터를 보셨나"라고 물으며 "함께 노력해보자"고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DMZ 만남 제안에 북한은 이례적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노이 노딜 이후 실세로 떠오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트위터 제안이 나온지 반나절만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통해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남조선을 방문하는 기회에 DMZ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장동지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이와 관련 공식제기를 받지 못했다"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양국관계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공식제안이 온다면 호응할 것이란 의미였다.

▮트럼프 방한 중 북미 깜짝 만남 기정사실화 

'설마' 했던 깜짝 만남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갈수록 기정사실화 돼 갔다.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참석자 명단에 올랐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북측 최 1부상과 판문점 깜짝 만남 일정을 조율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간 실무조율이 이뤄지고 있음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30일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판문점 만남은 확정단계에 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저희가 DMZ로 올라가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게 됐다"며 "만나게 될 것에 대해 굉장히 기대한다. (김 위원장과) 굉장히 좋은 관계를 만들었고 서로를 이해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오늘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만난다"며 판문점 만남을 공식 확인했다. 이어 "사상 최초로 미국과 북한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마주서서 평화를 위한 악수를 하게 될 것"이라며 "평화는 분쟁보다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한데, 용기를 내 준 두 분 정상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정은도 돌발 제안에 "깜짝 놀랐다" 고백

이번 만남은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한 김 위원장도 "깜짝 놀랐다"고 말할 정도로 돌발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판문점 깜짝 만남을 일찍부터 예견하는 말들이 나왔다. 미 대선 캠페인이 시작돼 본격적인 레이스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제안 직전 미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들의 1차 TV토론은 1800만명 이상이 시청하며 주목을 끌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DMZ 만남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DMZ 회동 구상을 밝혔다고 뒤늦게 공개하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DMZ는) 내가 방문할 곳 중에 하나"라며 '김 위원장이 만나자고 제안하면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더 힐'은 보안을 우려한 백악관의 비보도 요청을 받아들여 인터뷰 내용을 뒤늦게 공개했다.

이에 이번 북미정상간 깜짝 이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언제든 또다시 발생할 수 있어 앞으로의 1년 반 동안 벌어진 북미간 비핵화 협상쇼의 신호탄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 데이비드 나카무라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38선을 넘는다면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는 것이고 이것은 본선 막판에 김 위원장이 (워싱턴에) 올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실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에게 워싱턴 초청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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