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 재개 앞두고 폼페이오 겨냥 “적대적 실무자 있는 한 협상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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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화 재개 앞두고 폼페이오 겨냥 “적대적 실무자 있는 한 협상 어렵다”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6.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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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비핵화 협상창구 외무성 담화 통해 폼페이오 재차 경질 요구
제재 발언 두고 "북미공동선언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적대행위 극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국무부의 '2018 국제종교자유 보고서' 발표회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국무부의 '2018 국제종교자유 보고서' 발표회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친서 외교를 통해 북미간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겨냥해 “적대적 실무자가 있는 한 협상은 어렵다”고 재차 경고했다. 북한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 상원의원 출마를 고심한다고 알려진 폼페이오 장관이 자국 이익을 위해 북한에 불리한 발언을 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 측에 폼페이오 책임론을 제기하며 경질을 요구해 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6일 담화를 통해 “조미수뇌분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하여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 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폼페이오 장관을 겨냥했다. 그는 지난 23일 폼페이오 장관이 대이란 추가 제재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현재 북한 경제의 80% 이상이 제재를 받고 있고 이는 모두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제재가 조미 대화를 가능하게 하고 있는 듯이 궤변을 늘어놓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의 말대로 현재 미국의 제재가 우리 경제의 80% 이상에 미치고 있다면 100%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미국의 목표인가. 이것은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에서 채택된 조미공동성명에 대한 정면도전이며 대조선 적대행위의 극치”라고 했다.

대변인은 또 미국이 지난 21일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1년 연장한 것을 언급하며 “제재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의 야망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으며 오히려 더 노골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우리는 제재 해제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우리 국가는 미국의 제재에 굴복할 나라가 아니며 미국이 치고 싶으면 치고 말고 싶으면 마는 나라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든 우리의 자주권, 생존권을 짓밟으려 든다면 우리는 자위를 위한 실력행사의 방아쇠를 주저 없이 당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이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의 대북협상 담당자를 비판할 때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질의응답 형식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변인 담화를 사용해 더욱 높은 수위의 전달방식을 사용했다. 북미정상 간 친서외교가 진행되며 대화 재개를 앞둔 시점에서 이 같은 전달방식과 메시지를 던진 것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미국의 행보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에도 북한 당국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빌려 폼페이오 장관을 비난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춰봐도, 일이 될 만 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곤 한다”며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대화 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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