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기업들, 불황 속 특명...몸집을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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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기업들, 불황 속 특명...몸집을 줄여라!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2.11.01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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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대기업들이 잇단 계열사 합병으로 분주하다. 롯데쇼핑-미도파, 삼성SDI-SB리모티브,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이엔알 등이 서로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는 등 경영효율 증대를 꾀하고 있다. 기업들의 합병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 따른 몸집 줄이기로 보고 불필요한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 다각화에 일환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허수영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왼쪽)와 김창규 케이피케미칼 대표이사가 지난 8월 16일 양사간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 삼성, 현대 등 대기업 합병 작업 가속화

계열사 분할 바람은 지고 몸집 줄이기가 대안

한 때 계열사 분할 바람이 불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몸집을 줄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상장 기업들이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규모가 작으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계열사를 규모가 큰 계열사 아래로 들여 보다 주요 계열사의 사업을 다각화하고 이러한 합병을 통해서 매출은 물론 기존 사업들이 보유한 기술력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누린다는 목표이다.

대기업 계열사 합병

우선, 합병작업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롯데그룹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쇼핑과 롯데미도파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내년부터 롯데미도파가 운영하고 있는 롯데백화점 서울 노원점과 소공동 영플라자는 롯데쇼핑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과 통합 운영될 예정이다.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한 롯데는 이들 계열사 합병 외에도 최근 1년 사이 편의점용 식품 제조사인 후데쉬델리카와 유지제품 제조판매사인 웰가를 합병한 데 이어, 지난 해 파스퇴르유업, 내년 1월 육가공 계열사인 롯데햄도 합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 화학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은 지난 8월 케이피케미칼과 합병계약을 체결했고, 합병기일은 오는 12월 27이다.

지난 2009년부터 3년여에 걸쳐 10건의 계열사 합병을 단행한 롯데는 내년 초까지 추가적으로 3∼4건의 합병 절차를 더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자회사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업체 SB리모티브를 흡수합병하기로 지난 26일 공시했으며 합병기일은 내년 1월 1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달 독일 보쉬와 합작관계를 청산한 데 이어 SB리모티브를 조직 내로 흡수해 전기차용 배터리 시대를 준비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삼성SDI는 자동차용 2차전지 등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이뤄내고 2차전지 사업의 경영 효율성 증대와 제조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에서 분할한 삼성디스플레이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S-LCD를 합병한 일례가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26일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엔알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 12월 27일 합병기일이 예정됐다. 국내외 자원개발과 투자 및 기술용역, 무역업, 수중장비 및 관련용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엔알은 100% 대우조선해양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에너지관련 사업 등의 경 영효율성 증대 및 기존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합병했다”는 입장이다.

크라운제과도 계열사인 크라운베이커리를 오는 12월 27일까지 중순까지 합병 등기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크라운제과는 합병 배경과 관련,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장의 과잉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위함이라는 입장이다.

또, 현대백화점은 지난 23일 자회사인 현대쇼핑의 백화점 영업부문을 분할해 현대백화점과 합병했다고 공시했다. 내년 1월1일자로 분할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며, 현대백화점은 현대쇼핑의 분할된 백화점 영업부문을 합병하게 된다.

CJ그룹도 택배계열사인 CJ GLS와 CJ대한통운의 합병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CJ그룹에 따르면, 동일한 사업을 하는 동종 계열사까지 묶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 2012년 대기업 계열사 추진현황

대기업들 계열사 합병 ‘러시’ 왜?

이처럼 대기업들이 잇따라 계열사를 합병하는 속내는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들은 합병을 통해 매출과 이익 면 등에서 생존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한다.

실제로 최근 2년간 30대 대기업 그룹의 계열사 간 합병 현황을 보면 전체 34건 가운데 삼성이 9건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와 SK가 각각 6건, 5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기업들의 자회사 합병은 중복사업을 조정하거나 대형화를 통해 최근 금융위기 이후 다가올 글로벌 시장의 호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함”이라면서 “기술과 제품의 융?복합화 현상이 확산되고 비지니스 영역의 파괴가 가속화도 그 이유에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또 “계열사 합병을 통해 거래비용을 절감하거나 결합을 통한 대형화로 독점력이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합병을 서두르는 기존 대기업 관계자는 “계열사 합병을 통해 원가·비용 절감과 체질강화를 꾀하는 한편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심사 분석을 강화해 신규 사업 진출에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규모의 거대화를 바탕으로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자금운용의 효율화 도모 및 신규사업기회를 모색하기 위햐 합병을 결정했다"며 “관리비용 절감 및 경영효율 증대와 합병 시너지를 통한 주주가치 및 기업 이미지 제고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비상장 한진관광 투자사업부 흡수합병

내년 7월까지 한진 지분 1.43% 매각…상호출자 풀어야

대한항공은 내년 1월31일까지 비상장 계열사인 한진관광의 투자사업부를 흡수 합병할 예정이라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한진관광은 내년 합병 이후 여행사업부문과 투자사업부문을 분할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한진관광과 합병으로 확보한 한진관광 지분 1.43%를 내년 7월까지 매각해 상호출자 형태를 풀게 된다.

합병으로 인해 한진관광이 보유한 한진의 주식을 넘겨받게 되는데, 한진이 대한항공 지분 9.9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가 상호출자 형태가 되기에 일부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이 넘는 기업집단의 계열사간 상호출자를 금지하고 있지만, 합병으로 인해 상호출자 형태가 형성될 경우에는 6개월의 유예기간을 준다.

한편, 한진관광과 대한항공의 합병비율은 1대 0.6044775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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