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특검 반환점 돌았지만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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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특검 반환점 돌았지만 첩첩산중
  • 민성아 기자
  • 승인 2012.10.3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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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대상인 MB 주변 비협조와 외압 불구 일정 성과

[매일일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31일로 수사 보름째를 맞았다.

수사 기간을 30일로 정해놓은 특검법에 따라 반환점을 지난 특검팀은 다음달 14일 수사를 끝내야 한다.

1회에 한해 수사 기간을 보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의혹 당사자인 이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한 만큼 연장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특검팀은 30일 내에 수사를 끝내기 위해 수사 초반부터 고삐를 바짝 죄는 광속 행보를 이어왔다.

수사개시 첫날인 지난달 16일 오전 0시부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와 청와대 관계자 등 10여명을 무더기 출국금지 조치하며 수사에 ‘성역’을 배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특검팀은 이튿날 이 대통령의 맏형 이상은(79) 다스 회장과 시형씨의 자택·회사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뜸을 들이지 않는 수사의 ‘정석’을 보여줬다.

특검팀의 본격적인 소환은 수사 착수 셋째 날부터 시작됐다. 사저부지 매입 당시 실무를 맡은 청와대 경호처 전문계약직 김태환씨를 비롯해, 매매거래에 관여한 부동산 중개업자와 청와대 경호처 직원, 감저평가사, 세무사뿐만 아니라 매입자금 대출과 송금의 창구 역할을 한 농협 관계자 등 참고인들을 불러 강행군을 이어갔고, 수사 개시 열흘도 안 돼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로 직접 불러들이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남겼다.

앞서 검찰이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수사에 착수한지 5개월이 지난 올 3월초 시형씨에게 서면질의서를 발송하고 한 달이 지난 뒤에서야 답변서를 제출받은 것과는 대조를 이룬 모습에 여론은 환호성을 보냈다.

그러나 특검팀 앞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이번 주 중반께 소환 계획을 잡아놨던 이상은 회장은 이날로 출석을 미뤘다가, 다시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1일로 출석을 연기해 수사에 난관을 빚고 있다. 이 회장 부인도 수사 초반에 불러 조사하려했으나 이 회장의 귀국 일정 등으로 소환에 불응했다.

매매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청와대 ‘윗선’들에 대한 조사도 남아있다. 특검팀은 우선 김 전 경호처장은 1일 소환하고, 김 전 총무기획관은 다음달 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수사가 진행되는 도중 시형씨 변호인이 이동명 변호사가 특검 사무실에 항의 방문해 신경전이 일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재소환을 자제해주길 발라고 수사 내용을 누설하거나 과도하게 참고인을 소환하는 것도 자제해달라”고 요구해 외압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이광범 특검은 “수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비협조적인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보름 남은 수사 기간 동안 더욱 최선을 다해서 수사에 임할 것”이라며 “어떠한 어려움도 다 헤쳐서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내놓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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