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3만 달러 시대⑦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이 경제 좌우하는 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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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3만 달러 시대⑦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이 경제 좌우하는 시대 도래
  • 김나현 기자
  • 승인 2019.06.25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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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달러 시대, 삶의 질·자기만족 등 중요한 기준으로
韓, 음식업 등 저부가가치 서비스업 의존도 벗어나야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선진국 진입 관문으로 여겨지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열리며, 우리나라에도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과 내수시장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소득 3만 달러를 돌파했던 국가들을 살펴보면 서비스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급증했으며, 특히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소득수준 따라 트렌드도 변화

달라진 소비수준은 국민의 소비성향과 내수시장, 취미 등을 함께 변화시켰다. 선진국에선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돌파했을 때 등산과 조깅, 2만 달러를 넘어섰을 땐 골프가 각광을 받았다. 유통업계에는 “1만 달러 시대에는 차를 바꾸고, 2만 달러 시대에는 집을 넓히고, 3만 달러 시대엔 가구를 바꾼다”는 속설도 있다. 경제적 여유가 늘어나면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진 셈이다. 선진국가의 경제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출도 중요하지만 내수산업의 뒷받침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여가산업은 국가 내수시장을 떠받치는 기둥 중 하나다.

가까운 사례로 일본은 1992년 3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가산업을 국책사업으로 선정했다. 이에 앞서 일본은 1987년 주5일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했고, 사회경제생산성본부는 레저백서를 발간했다. ‘3만 달러 시대엔 가구를 바꾼다’는 유통업계의 속설에 따르듯 일본 또한 3만 달러 진입 후 유럽식 인테리어 상품 등 라이프스타일 업종이 크게 유행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서비스 산업의 혁신과 활성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입국장 면세점 개장 행사에서 “서비스 산업은 전체 산업대비 고용 및 부가가치 비중 측면에서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달리 보면 그만큼 발전의 여지가 큰 분야이고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라고 했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비스 산업 혁신전략을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선진국 대비 국내 서비스업은 저부가가치 위주

선진국과 비교할 때 국내 서비스업은 음식업, 숙박, 부동산 임대업 등 저부가가치·저임금 분야에 많이 치중돼있다. 노동집약형 중심의 저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은 근로자의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혁신적인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생계형에 머무르고 있는 국내 서비스산업을 넘어서 고부가가치를 지닌 사업모델을 발굴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뚜렷하다. 3만 달러 국가 중 하나인 영국은 전형적인 서비스 및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위주의 선진국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영국은 지식집약적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비중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대표 분야로는 ‘금융서비스’가 꼽히며, 여기에는 뱅킹산업, 보험산업, 레저산업(호텔, 레스토랑, 여행, 비즈니스 서비스산업 등)이 있다. 영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10년 동안 제조업 일자리가 약 100만개 사라졌지만 금융과 서비스 분야에서 그만큼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일찌감치 소득 3만 달러를 넘은 싱가포르와 비교해 봐도 싱가포르의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비중은 53.7%에 이르렀지만, 우리나라는 22.8%에 불과했다(2015년 기준). 싱가포르는 카지노 등으로 고부가가치 관광산업 비중이 발달했으며, 지난해만 해도 전체 인구의 3배가 넘는 185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경제활성화에 기여했다. 다만 의료·법률·금융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진입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규제완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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