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3만 달러 시대⑥ 한국판 분리사회·히키코모리 우려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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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3만 달러 시대⑥ 한국판 분리사회·히키코모리 우려도 증가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9.06.2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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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족 노동시장 포용대책 절실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최근 일본에서 히키코모리의 '묻지마 범죄'가 큰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판 분리사회·히키코모리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히키코모리란 '틀어박히다'는 뜻의 일본어 '히키코모루'의 명사형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다. 처음에는 적응부재에서 시작 되다가 외부와의 유일한 창구인 인터넷 중독증 및 의존증으로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1990년대 말부터 한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방콕족(방안에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과 비슷하다. 양자 모두 스스로 사회와 담을 쌓고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생활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앞서 일본은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긴 1990년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불황기를 보냈다. 이때 증가한 청년 니트가 히키코모리 증가의 주원인이 됐다. 마찬가지로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긴 현재 한국은 높아지고 있는 청년 실업, 낮아지는 결혼율과 노인부양 비율 등 대부분의 지표들이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한국의 미래 사회는 일본의 현재 사회 문제를 그대로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달 24일 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사회 2019'에 따르면, 한국 15~29세 니트족 비율은 지난 2017년 기준 18.4%를 차지했다. OECD 36개 회원국 가운데 7위로 상위권이다. 특히 한국형 니트족은 고학력자가 많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 니트족과 대비된다.

다행인 점은 한국에게 일본이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선례를 보고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히키코모리 증상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핵가족화로 인한 이웃·친척들과의 단절,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한 급속한 사회변화, 학력 지상주의, 구직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 실직, 계층 고착화, 내성적인 성격 등 여러 요인을 꼽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히키코모리 개인의 책임으로 치부하게 되면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근본적으로 히키코모리가 되기 전단계로 분류되는 니트족들이 노동시장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니트족 대책과 관련해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근로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또 지역 기반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취직 지원, 카운슬링 강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 니트 대상 프로그램을 지속 확충·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 현상 해결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동호회 활동, 취업지원을 통해 예방과 극복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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