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3만 달러 시대④ 산업화 시대 핵가족화, 3만 달러 시대엔 1인가구화 ‘포미족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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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3만 달러 시대④ 산업화 시대 핵가족화, 3만 달러 시대엔 1인가구화 ‘포미족이 뜬다’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6.25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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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과정 경제사회적 변화, 자녀 중시 4인가구 삶으로 집약
1인가구화 맞아 개성·다양·차별 중시 포미족 삶의 방식 급부상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60~70년대 산업화를 거치며 우리나라 가족형태는 4인가구가 대세로 떠오르는 등 핵가족화 됐다. 최근 들어서는 핵가족을 넘어 홀로 사는 1인가구의 비중이 가장 커졌다. 대세가 된 것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7년 1인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8.6%에 달했다. 통계청은 내년이면 1인가구 비율이 3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05년 약 20%에서 15년만에 10% 더 늘어나는 것이다. 핵가족화가 그랬듯 1인가구화는 단순한 가족구조 변화를 넘어 산업과 문화 등 경제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있다. 특히 개별 소득이 충분하지 못하면 1인가구 가계경제가 버틸 수 없다는 점에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는 1인가구화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단적으로 1인가구의 가치관은 자신이 벌어들인 소득을 어디에 어떻게 지출하느냐 하는 데서 확연히 드러난다. 과거 산업화 시절 4인가구의 부모들이 자신들의 소득을 자녀를 위해 집중 지출했다면 1인가구는 바로 스스로를 위해 지출한다. 자아실현의 욕구야말로 그들의 삶과 경제생활의 기준이 된다.

▮자녀가 아닌 나를 위한 삶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단 67달러에 불과했다. 그 시절 최우선 가치는 생존이었다. 이후 60~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4인가구 부모들은 생존을 넘어 미래로 눈을 돌릴 수 있었다. 부모에게 있어 미래는 바로 자녀였다. 세계를 놀라게 한 치열한 교육열은 산업화와 4인가구화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소득이 갈수록 늘어나고 삶의 질 역시 따라서 높아지자 한 가족의 가치관은 현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공동체보다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경제활동인구가 되면서 각 개인의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이른바 포미족(For-me)의 등장이다.

포미족은 건강(For Health), 싱글(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를 뜻하는 영어의 알파벳 앞글자를 딴 신조어이다. 이들은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과감하게 투자한다. 결혼에 종속되기보다는 혼자 벌어도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나혼자 산다’라는 개념이 확산되면서 자신에게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다. 이들은 고급 휘트니스클럽에 가입하기도 하고, 고액 PT(퍼스널트레이닝)를 받거나 한달에 20만원이 넘는 필라테스·요가·크로스핏 등 클럽에도 가입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으려고 홈트레이닝을 위한 고급 운동기구를 구입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포미족 맞춤 솔로이코노미 본격화

포미족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1인가구라는 점이다. 소득의 증가는 1인가구 포미족의 삶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지난 4월 국회 예산처가 펴낸 ‘1인가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30대 연령대의 1인가구 소득 평균은 266만원으로 30대 다인가구 평균인 253만원보다 높았다. 1인가구가 소득이 높은 이유는 이들 중 대부분이 화이트칼라로 전반적으로 소득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양가족이 없어 자신을 위한 소비에 집중한다. 여기에 시장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솔로이코노미의 본격화다. 솔로이코노미는 국내외를 망라한다. 포미족들은 가격보다 가치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높은 배송비와 관세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몰을 위해 해외 각국에서 직구를 한다. 이베이나 아마존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은 포미족들의 장터가 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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