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환경 바뀌면 정책 바뀌어야...공정경제 우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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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환경 바뀌면 정책 바뀌어야...공정경제 우선 아니다”
  • 박숙현 기자
  • 승인 2019.06.2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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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실장 취임후 靑출입기자 찾아 정책방향 메시지
보다 강해진 친기업 메시지...대통령 의중 담긴 듯
25일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이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21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실에서 김 실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5일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이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21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실에서 김 실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김상조 청와대 신임 정책실장의 친기업 메시지가 보다 분명해졌다. 김 실장은 25일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해 "환경이 바뀌면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거나 "공정경제가 혁신성장보다 우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등 기업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쏟아냈다. 임명 직후 언급했던 "유연성"도 이날 메시지에서는 "유연성이 가장 중요하다"로 바뀌었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기자단과 상견례 겸 기자회견을 갖고 "제가 공정거래위원장이었기 때문에 그간 공정경제가 주된 업무 영역이었다"며 "공정경제 정책만으로 한국 경제가 필요로 하는 성과를 다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공정경제를 먼저 한 뒤 혁신성장을 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 실장은 공정거래위원장 시절까지 거슬러 "공정경제를 맡았었지만 혁신성장이 동시에 중요해 같이 가야 하며, 소득주도성장도 마찬가지다. 현 정부 경제정책 기본 축인 이 세 가지 요소가 상호작용하면서 선순환하는 방향으로 갈 때 성과가 나온다는 게 제 확신"이라고 했다. 이어 "공정경제만을 생각하지 않고 공정경제가 혁신성장의 기초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공정거래위 정책이나 다른 부처와 협업할 때도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이 상호 연결돼 선순환 효과를 내도록 지난 2년간 일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혁신성장이 뒤로 밀리고 공정경제가 너무 거칠게 나가는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는 제가 지난 2년간 어떤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해왔는가를 다시 한번 돌이켜보시면 풀릴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환경에 따른 정책 변화를 시사했다. 그는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캐인즈의 '사실이 바뀌면, 나는 내 마음을 바꾼다'는 격언을 인용 "환경이 바뀌면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제 주체들에게 예측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해 일관성을 가져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때 그때 환경에 따라 정책들의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 역시 핵심적 요소"며 "이것(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경제 정책의 핵심요소라는 것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실장의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하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경제학자임을 네 차례나 강조했다. "어떤 문제에 대해 선험적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며, 그건 경제학자의 태도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김 실장은 지난 21일 임명된 후 청와대 인사말을 통해 첫 일성으로 "경제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일관성과 유연성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기준을 조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국내·외 경제 환경 변화에 부응해 정책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등 유연성을 갖추는 것 역시 필수"라고 한 바 있다. 이날 발언은 이보다 더 나간 것이다.

김 실장은 21일 오후 공정거래위원장 이임사 도중 "대통령이 뜻하는 바가 있다고 해 정책실장으로 간다"고 말해 청와대발 공정경제 드라이브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나흘 뒤 정책실장으로서 이날 발언은 청와대의 방향타가 공정경제를 향한 게 아님을 짐작케 한다. 그 사이 김 실장이 문 대통령의 임명 의중을 들었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날 메시지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로도 해석가능하다.  

한편 김 실장은 이날 재벌개혁이나 최저임금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전체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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