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도 북미회담도 "계획 없다" 트럼프, DMZ서 대북 메시지만 보낼 듯
상태바
남북회담도 북미회담도 "계획 없다" 트럼프, DMZ서 대북 메시지만 보낼 듯
  • 조현경 기자
  • 승인 2019.06.25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 당국자 "북미 정상 만남 계획 없다" 강경화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文대통령 27일 G20 출국...김연철 "현재 남북 정상회담 계획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남북 정상 간 원포인트 회담에 이어 서울에서 한미 정상회담, 직후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 간 깜짝 만남. 일각에서 기대하는 6월말 한반도 외교드라마다. 하지만 한미 당국자들의 입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북미 정상 간 만남에 대해서도 "계획이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서울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비무장지대(DMZ)를 찾아 휴전선 너머를 향해 '평화의 메시지'를 보내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현지시간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한국을 방문할 때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며 "물론 북한에 대해서, 한미동맹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고 이틀간 다뤄야 할 분야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DMZ를 방문하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 일정의 세부사항으로 들어가지 않겠다. 유감스럽게도 질문에 관해 확인해 줄 것이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 당국자가 질문에 명확히 부인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지는 않지만 DMZ를 방문해 대북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북미 정상 간 깜짝 만남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자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물론 뭐든지 가능한 상황이지만 (1박2일의 방한이라는)시간적 제약을 생각했을 때 제한된 시간 내에 중요한 일정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외통위 회의에 함께 참석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 전에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고 작년에 남북 정상회담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는 측면도 있었다"면서도 "현재 시점에서는 그런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리적으로도 (한미 정상회담이) 임박해 있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전망하기에는 어렵다"고 했다.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G20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일본으로 건너가 29일 돌아올 예정이다. 출국 전 남은 시간을 감안했을 때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이처럼 외교드라마는 물 건너 가는 분위기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서 어떤 메시지를 날릴 지는 여전히 관심사다. 메시지에 담길 내용은 최근 북미 정상 간 친서외교에서 나온 발언들로 어느 정도 유추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는 어떤 것이었느냐'는 질문에 "쌍방간에 매우 우호적인 친서였다"고 했다.

비핵화 협상과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 메시지는 실무협상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국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을 방문해 한국 당국자들과 만난 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방한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합류할 예정이다. 비건 대표는 표면상 우리측 북핵 수석 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핵화 해법을 논의하고자 방한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건 특별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기 전 사흘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어 이 기간동안 북측과 실무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비건 대표가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에 대해 "미측에서도 지속적으로 북한에 대해 대화 재개를 위한 긍정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그런 메시지가 발신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북미 간 외교일정이 확정되면 미국측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