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여력(RBC)비율이 처음으로 270%대를 기록했다. 금리 하락 시기에 접어들면서 채권값이 상승해 자본이 증가한 탓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보험회사의 RBC 비율은 273.9%로 지난해 12월 말(261.2%)보다 12.7%포인트 올랐다. 생명보험사는 RBC 비율이 271.2%에서 285.4%로 14.2%포인트 올랐다. 손해보험사들은 242.6%에서 252.1%로 9.5%포인트 상승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사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보험사의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RBC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업법에서는 RBC 비율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RBC 비율을 150% 이상으로 권장하고 있다.
보험사들의 1분기 RBC비율이 상승한 것은 신용위험액과 시장위험액 반영에 따른 요구자본이 1조5000억원 늘었음에도 가용자본이 증가한 탓이다. 가용자본은 시장금리 하락 등에 따른 기타포괄손익으로 8조2000억원, 당기순이익 2조원 등 10조4000억원 증가했다.
보험사 중에서는 MG손해보험만이 금감원의 권고치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MG손보는 지난해 12월 말 104.2%로 RBC 비율 100%대를 회복한 데 이어 올해 3월 말에는 108.4%로 조금 더 개선됐다. 새마을금고가 최근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확정한 만큼 자본확충이 마무리되면 RBC비율은 200%대로 오를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3분기 보험사 RBC비율은 273.9%로 보험금 지급의무 이행을 위한 기준인 100%를 크게 상회해 재무건전성은 양호했다”며 “다만 향후 RBC비율 취약이 우려되는 경우 자본확충과 위기상황분석 강화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제고토록 감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