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롯데손보 매각작업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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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 롯데손보 매각작업 어디까지 왔나
  • 박한나 기자
  • 승인 2019.06.23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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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L파트너스, 이번주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롯데, 손보 행사 배제 시작
롯데손보 노조 “고용안전협약서 체결 안 될 시 내달부터 전면 파업 불사”
롯데손보 전경. 사진=롯데손보
롯데손보 전경. 사진=롯데손보

[매일일보 박한나 기자] 롯데그룹과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의 성공적인 매각 완료를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다만 롯데손보 임직원의 향후 5년 동안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확약서가 체결되지 않은 만큼 롯데손보 노조 측과의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이번주 내로 금융당국에 롯데손보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24일 롯데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지 한 달도 되지 않는다. 롯데가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인 올해 10월까지 금융 계열사를 모두 정리해야 하는 만큼 매각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JKL파트너스, 롯데손보에 인수단 파견…롯데그룹, 롯데손보 그룹참여 배제 시작

JKL파트너스는 당장 오는 7월에 회계, 법무, 인사 등으로 구성된 컨설턴트회사를 중심으로 한 인수단을 롯데손보에 파견할 예정이다. 인수단은 롯데손보의 인사, 기획, 마케팅 등 조직 규모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조직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 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JKL파트너스는 지난 21일 롯데손보 경영진과 첫 상견례를 마친 상황이다. 내달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JKL파트너스 측 인수단과 롯데손보가 최적의 매각을 위한 협의 과정을 시작하는 셈이다.

또 롯데그룹은 롯데손보의 그룹행사 참여를 배제하며 롯데손보와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12일 모든 계열사의 최고정보책임자(CIO)와 정보보호담당임원(CISO), 부서장 등이 참여하는 ‘그룹 정보보호위원회’를 개최했다. 계열사 임원이 참여하는 그룹 공식 행사지만 롯데그룹은 롯데손보에게 불참 요청을 공식 통보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계열사 승진 대상자를 위한 오프라인 교육에도 롯데손보 직원의 참여를 거부한 상황이다. 롯데손보의 매각 완료를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의 적격 심사와 금융위원회의 변경 승인, 주식 매매 대금 지급 등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임원급부터 일반 직원들까지 순차적으로 그룹 내에서 미뤄내는 작업을 시작한 것.

◇롯데손보 임직원, 고용안정 보장 ‘적신호’…“업무협약서 등 노조의 요구안이 매각 찬성의 전제”

매각 절차가 빠르고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손보 임직원의 매각 이후 5년의 고용안정 보장은 적신호다. 롯데그룹과 JKL파트너스가 체결한 SPA에는 ‘거래종료일 후 5년 동안 매수인은 롯데손보 임직원의 근로관계를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하거나,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 없다’고 돼 있지만 이는 경영방침 수준의 선언적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 보험업계는 위와 같은 내용으로 SPA를 체결했음에도 ‘희망퇴직은 구조조정이 아니다’라는 근거로 구조조정이 이뤄진 선례가 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시 고용보장을 약속했지만 희망퇴직이라는 명목으로 300여명 정도를 구조조정한 바 있다.

이에 롯데손보 노조는 임직원의 5년 고용안전을 보장하는 업무협약서를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8일까지 JKL파트너스와 롯데그룹이 이와 관련한 확답을 주지 않는다면 매각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이사와 임직원 대표인 노조가 서면으로 업무협약서를 체결하지 않는 이상 임직원의 고용 보장을 지켜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증수 롯데손보 노조위원장은 “노조는 일관되게 임직원의 고용안정이 확보된 상태에서 퇴직연금이라는 미래성장동력 보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롯데그룹은 대화를 회피하고 있으며, JKL파트너스는 긴축경영을 염두하고 있는 것 같다”며 “오는 28일까지 확답을 주지 않으면 노조는 임시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전면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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