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해양플랜트 발주…조선 3사, 올해 수주 목표 달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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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해양플랜트 발주…조선 3사, 올해 수주 목표 달성 ‘빨간불’
  • 박주선 기자
  • 승인 2019.06.20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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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70달러대 기록하던 국제유가, 美中 무역분쟁으로 50달러대로 ‘뚝’
유가 변동성으로 글로벌 시장서 해운 프로젝트 투자 계획 연기 추세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대규모 에지나 FPSO가 지난 2017년 10월 31일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나이지리아를 향해 출항하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대규모 에지나 FPSO가 지난 2017년 10월 31일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나이지리아를 향해 출항하는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전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이 주춤하면서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배럴당 70달러대에서 거래되던 국제유가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현재 5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조금씩 나아지던 세계 해양플랜트 발주 시장은 다시 주춤한 모습이다. 통상 유가가 올라야 해양플랜트 업황이 회복돼 발주가 늘어나고 취소 혹은 연기됐던 기존 계획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유가는 해양플랜트 사업의 가장 큰 변수다. 해양플랜트는 해저에 매장된 석유, 가스 등을 탐사·시추·발굴·생산하는 시설로, 업계에서는 유가가 60달러선을 넘어야 해양플랜트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투자 계획이 예정됐던 해양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연기되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이 수주를 기대했던 베트남의 블록B 프로젝트는 최근 투자결정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이 프로젝트의 고정식 플랫폼 톱사이드(설비의 윗부분) 수주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투자 결정 연기로 사실상 올해 수주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영국 로즈뱅크 프로젝트도 발주처가 최종 투자 결정을 3년 뒤인 2022년으로 미루면서 연내 수주가 물거품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카자흐스탄 초대형 원유생산 플랜트(TCO 프로젝트)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건의 해양플랜트 일감도 따내지 못하고 있다. 2020년 7월까지 일감이 남아 있지만, 설계 등의 일정을 고려했을 때 추가 수주를 하지 못한다면 올해부터 해양플랜트 부문의 유휴인력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업계에선 올 하반기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유력한 호주 바로사 프로젝트와 나이지리아 봉가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가 올해를 넘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두 해양 프로젝트의 일정은 변함이 없다”고 부인한 상태다.

해양플랜트의 발주가 지지부진해지면서 국내 조선 3사(현대중 대우조선 삼성중)의 올해 수주 목표량 달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조선 3사의 수주 목표 달성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은 25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액 159억 달러의 15.7%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대우조선해양도 약 26억9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인 83억7000만 달러의 약 32%를 기록 중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30억 달러를 수주하며 목표치인 78억 달러의 38%를 달성했다.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대규모 발주가 예정돼 있지만, 해양플랜트는 건당 수주금액이 상선에 비해 10배 가량 높아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해양플랜트의 건조물량이 떨어지게 되면 해양 사업부의 유휴인력은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업체별 수주 실적은 매우 중요하다.

그나마 올해 조선 3사 가운데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한 곳은 삼성중공업 뿐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22일 발주가 지연됐던 인도 릴라이언스의 1조원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해양플랜트 수주를 따낸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해양플랜트 시장의 발주 움직임이 가시화 되는 분위기였으나,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다시 유가가 하락하고 있어 발주를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해양플랜트의 경우, 규모가 워낙 크고 변동성이 많은 사업이기 때문에 투자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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