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무 앞둔 은행권은 업무 다이어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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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 앞둔 은행권은 업무 다이어트 중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06.2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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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은행, 회의시간 축소·집중근무 시간 편성·PC off 등 선제적 대응
서울 한 시중은행의 직원이 근무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시중은행의 직원이 근무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제를 앞두고 은행권도 근무체계 변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이미 금융사 대부분은 주52시간제 시범도입을 선제적으로 진행하며 준비체제에 돌입한 모습이다. 금융당국도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주 주요 금융권 협회와 관련 회의를 열고 52시간 근무제 준비 상황 점검을 마친 상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업계는 업무 '다이어트'를 본격 시작했다. 줄어든 근무시간만큼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회의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소시키고, 집중근무 시간 등을 조성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회의시간에 알람을 맞추거나 서서 회의를 진행하는 등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원 회의는 사전에 안건을 안내해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직급별로 한 해에 일정 시간을 이수하는 의무 교육을 폐지하고, 모바일 교육 플랫폼 '신한 쏙(SOK)'을 통해 틈틈이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했다. 상황에 맞게 출퇴근을 하는 탄력근무를 하되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집중근무시간을 두기도 했다.

국민은행도 '스탠딩' 회의를 하고 있다. 태블릿PC로 회의 내용을 확인하도록 해 회의자료를 출력하는 등 회의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였다. 또 보고서 작성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도록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전면 금지하고 키워드 중심으로 작성하도록 했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24일부터 '하나·하나·하나' 캠페인을 진행한다. 회의는 주 1회, 시간은 1시간 이내, 자료는 1일 전에 배포하자는 의미다. 보고는 사내 인트라망을 통해 비대면으로 하되 보고 자료는 한 페이지 내로 하도록 했다. 

또 회의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알람시계를 구매해 회의실에 배치하기로 했다. 본점에서 오전에는 9시30분∼11시30분, 오후엔 2시∼4시를 집중근무 시간으로 운영해 타부서 방문을 자제하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회의 자료는 1장 이내, 회의 시간은 1시간 이내, 회의 결과 회신(피드백)은 1일 이내로 하자는 '1·1·1'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회의에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자리를 자율적으로 앉도록 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열리던 경영위원회를 오전 9시로 미뤄 정규 근로시간 내에 회의를 소화하게 했다. 오전 10시∼11시30분, 오후 2시∼4시인 집중근무 시간엔 불필요한 외출, 이석(자리 뜨기), 회의, 업무 지시 등을 자제하고 개인별 주 업무를 처리하게 했다.

산업은행도 퇴근후 카카오톡이나 회식을 자제하기로 노사간 협약을 한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업 특성상 대면 채널 비중이 높아 소비자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대다수 금융사들이 업무특성에 맞는 유연근무제를 운용하고 근로 시간 최적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는 적응기간이지만, 곧 새로운 근무시스템이 안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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