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중 新 냉전시대…광해군을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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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중 新 냉전시대…광해군을 되새겨야
  • 박효길 기자
  • 승인 2019.06.19 15: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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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미국과 중국 간 신 냉전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최근 국제 정세를 보면 과거 광해군의 실리외교를 되새기게 된다.

요즘 미국 정부가 거래금지 기업에 화웨이를 올리면서 연일 국제 정세가 불안한 모습을 띠고 있다.

미국이 내세우고 있는 이유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제조사인 화웨이의 보안문제다. 그러나 이는 명분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많다. 실은 G2로 올라선 중국을 주저앉히려는 미국의 속내라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낀 한국은 한쪽 편을 들기보다 실리적인 외교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형국을 보고 있자면 과거 조선시대 광해군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광해군은 명나라가 쇠락하고 후금(청나라)이 힘을 키워가던 시절 조선시대 15대 임금을 지냈다.

당시 후금의 강성에 대비해 국방을 강화하면서도 명의 원군요청에 응했다. 원군으로 가는 조선군의 피해가 예상되지만 명나라는 임진왜란 시절 조선을 도운 적이 있기 때문에 광해군은 이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러나 명나라 원군으로 출병한 조선군이 전투에서 크게 패하자 후금에 투항하게 해 당시 남은 조선군의 목숨을 살렸다. 명분도 챙기고 실리도 챙긴 셈이다.

광해군은 임진왜란 이후 국력이 약했던 시기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탁월한 실리외교로 후대에도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광해군의 외교 전략이 현재 우리한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뿐 아니라 동맹국까지 화웨이와의 거래 금지를 독려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 등 한국 정부의 지혜로운 처신이 요구되고 있다.

국제 사회에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고 그 반대가 얼마든지 될 수가 있다. 중국 기업들이 여러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과 경쟁 관계이기도 하지만 고객이기도 하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어느 한 곳을 선택하게 되면 나머지 한 곳을 잃게 되는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 화웨이 이슈로 곤혹을 겪는 곳 중 한 곳이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LTE 장비 연동문제로 화웨이 5G 장비 도입이 불가피했다. 게다가 화웨이의 유선 장비를 쓰지 않는 통신사는 없다. 화웨이를 문제 삼으려면 모든 통신사들을 문제 삼아야하는 셈이다.

화웨이 이슈는 미국이 중국을 주저앉히려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 한국이 미국이나 중국에 놀아날 이유는 없다. 우리 기업의 실리만 최우선으로 해야 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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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2019-06-20 13:03:04
당시 조선은 과거 강대국가 신흥 강대국 사이에서 외교를 잘 한거지요 ... 하지만 현재는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을 과연 미국 패권을 넘볼 강국이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