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관피아' 이미지 벗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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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관피아' 이미지 벗을까?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06.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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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김 내정자 공식 선임…당국과 소통능력 기대하는 업계 "과제도 산적"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신임 회장. 사진/연합뉴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신임 회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여신금융협회가 김주현 신임 회장 체제에 본격 돌입한다.

신임 회장 선출 과정부터 다수의 민·관 출신 출마 후보들이 하마평에 올라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만큼 협회를 이끌어갈 새로운 수장의 향후 행보에도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18일 임시총회를 열고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 7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 전 사장을 회장 후보자로 총회에 단독 추천한 바 있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 25회로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동기로 잘 알려져있다. 재무부(현 기획재정부)를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등을 거친 관료 출신 인사다.

김 회장은 금융은 물론 거시, 국제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나고 온화한 성품으로 선후배간 신망도 두텁다는 평가다.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석사, 워싱턴대학교경영대학원 MBA를 취득했다. 

그러나 ‘출신 성분’ 때문에 최종 후보 선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관료 출신에 대해 ‘낙하산 인사’ 반대성명까지 내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 그가 후보로 확정되고 선임까지 이뤄진 데는 금융당국과 소통이 가능한 ‘힘 있는 인사’를 통해 그간의 악재를 해결하겠다는 업계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정부 투쟁까지 언급하던 노조의 입장도 선회했다. 노조측은 “김주현 내정자가 관에서의 경력을 활용해 업계의 목소리를 잘 대변하겠다고 한 만큼 추후 행보를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김 회장이 논란이 됐던 '관 출신' 인사지만, 그의 관료 경력이 당국과의 소통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이 되길 바라는 눈치다. 

김 회장의 어깨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우선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중소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가 단행된 이후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후 '카드산업 건전화·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의 후속 대책에서도 카드업계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뒤 카드업계 노조의 반발 기류도 거센 상황이다.

카드업계 내부에서는 관료 출신 협회장인만큼 금융당국을 상대로 협상력을 발휘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첫 민간 출신 협회 수장이었던 전임 회장이 금융당국과 이해관계 조율 과정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점도 김 회장의 향후 행보를 더 주목하게 만드는 배경이다. 이에 따라 김 전 사장이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사이에서 얼마나 조율을 잘 해내느냐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 문제 외에도 가계대출총량규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 등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한 업계와의 해묵은 갈등은 산적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신업계는 관 출신인 김 신임 회장의 능력에 기대를 걸고 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하고, 당국과 속도 조절에 나서주길 바라는 눈치"라며 "공식 선임이 이뤄진만큼 향후 당면한 현안뿐만 아니라 업계와 금융당국의 해묵은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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