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끝나는 은행권 수장들, 내년 판도변화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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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끝나는 은행권 수장들, 내년 판도변화 촉각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06.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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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KB·농협·IBK 등 은행장들 임기 줄줄이 만료…교체와 연임 사이 관측 무성
(왼쪽부터) 올 하반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허인 KB국민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올 하반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허인 KB국민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사진/각 사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은행권 수장들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를 앞두며 이들의 신변 변화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올 하반기 임기를 채운 은행 CEO들의 물갈이가 예고된 가운데, 일부 은행은 연임과 교체 사이에서 벌써부터 물밑 경쟁도 감지되고 있다.  

내년 초엔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의 임기가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선 본격적인 회장 선임 작업에 앞서 이뤄지는 은행장들의 인선에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1월 허인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12월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우선 가장 먼저 임기가 끝나는 사람은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으로, 오는 9월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 2016년 인터넷전문은행 1호 출범을 앞두고 선임된 그는 초대 행장으로서 상품다변화와 유상증자 등을 시도하며 케이뱅크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임기 동안 연이은 악재가 발생하면서 연임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 시각이 존재한다. 실제 최근 케이뱅크가 속한 인터넷전문은행 업계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 대출상품 중단,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 하락 등 연이은 악재를 겪고 있다.

다만 이같은 악재가 외부적 요인이라는 점과 심 행장의 경우 KT 비서실장, KT이엔지코어 경영기획총괄 등을 역임한 정통 KT맨으로, KT 중심의 케이뱅크 지배구조 유지 차원에서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만약 심 행장이 퇴임하게 될 경우 이사회는 최고경영자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시작해야 한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올해 하반기에 걸쳐 차기 CEO 선정을 위한 작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시중 은행장 중 가장 먼저 임기가 만료되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국민은행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포함된 KB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민은행은 오는 9월 차기 행장 선임을 결정하는 위원회를 열고 본격적인 후보선정 과정을 착수할 예정이다. 

허 행장은 임기 중 경영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윤 회장의 신임이 두터워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오는 12월31일 임기를 마치는 이대훈 농협은행장의 경우 세번째 연임 여부가 관심사다. 그는 김용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 시절 임기 1년으로 행장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1년 연임에 성공했다. 농협금융 계열사는 단기 실적 향상을 위해 은행장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인 바 있다.

이 행장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3662억원을 올려 농협금융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연말 차기 행장 인선 작업이 시작되는만큼 남은 2분기와 3분기 실적이 연임을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차기 IBK기업은행장은 벌써부터 관료 출신 내정자가 올 것이라는 하마평까지 흘러나오며 혼탁 양상을 띄고 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오는 12월27일 임기가 끝이 나지만, 벌써부터 기업은행 내부에선 연임 가능성과 금융당국 출신 후보자의 등장 등 여러가지 인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은행장은 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정부가 낙점하는 인사가 은행장을 맡는 구조다. 정권이 교체되면 행장이 바뀔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김 행장은 이전 정부에 임명된 인사라는 점에서 교체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최근 김 행장도 일각에서 나오는 연임 여부에 "전혀 생각이 없다"면서 "임기 중 추진해 온 포용적 금융을 안착시키는 데 남은 임기를 집중할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행장이 현 정부 체제에서도 금융당국의 혁신금융과 포용금융 주문을 성공적으로 실천해왔다는 점과 기업은행의 실적도 견조한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전례와 상관없는 연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우리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손태승 우리금융회장은 은행장 임기가 내년 12월 끝난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의 전환을 이끌고 실절부분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이 지주 회장 연임만큼은 기정사실화로 여겨지고 있다. 다만 올해 초 지주 출범과 함께 한시적으로 은행장을 겸직하는 상태여서 내년에는 회장과 행장을 분리할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부산은행장, 경남은행장, 제주은행장 등 지역은행장들의 임기도 3월 말 함께 종료될 예정이어서 교체여부와 어떠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금융지주마다 은행 수장들의 평가 기준과 인선 과정이 상이하고, 경영 현안도 다른 만큼 CEO들의 임기 만료 이후 이뤄질 변화는 쉽게 예상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다만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 만료 이슈가 이어지는만큼 차기 은행장 인선이 내년 은행권 경쟁구도를 흔들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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